갑자기 이혼 통보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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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전달법이라는 걸 찾아서 대화를 시도해 봤는데, 상황만 더 안 좋아졌어요.

처음에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다정한 표현도 잘해주고 예쁜 모습만을 보여주려 노력했었어요. 지금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죠. 그래서 생각할수록 더 속상해요. 아마 이대로 계속 시간만 흘러간다면, 결국 이혼하지 않을까… 그러다 보니 날이 갈수록 더 불안해졌어요.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건지도 잘 기억도 안 나요. 저도 정신 차린지 얼마 안 됐거든요. 갑자기 경제적으로 상황이 힘들어지면서 마음에 여유가 없어진 게 가장 큰 이유 같아요. 돈 때문에 서로가 예민한 상태이기에 말 한마디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날카로운 말만 골라서 했던 것 같아요. 그날도 자기가 더 힘들다면서 서로를 탓하고 있었어요.

사소한 문제였는데, 아마도 서로가 집안일을 미루면서 다툼이 시작됐을 거예요. 주말마다 이런 일로 많이 싸웠거든요. 그러다가 상대가 이럴 거면 차라리 따로 사는 게 낫겠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욱하는 마음에 그럴 거면 나가라고 소리쳤죠.

주변 사람들은 신혼 때는 서로 맞춰가는 단계라서 원래 많이 싸우는 게 정상이라고 위로를 해주더라고요.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요. 그런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싸우면서 서로 맞춰가는 것보다 서로 포기하는 부분들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조금만 양보했거나 좋게 말했으면 이렇게까지 안됐을 것 같은데… 이제 와서 많이 후회가 되네요.

ㅁㅁ: 이거 밥그릇 설거지 한거야 만거야? 이럴거면 안하는게 낫지 않아?

ㅇㅇ: 뭐? 그럼 네가 좀 해봐, 넌 집안일은 다 안하려고만 하잖아!

ㅁㅁ

나 어제 몇 시에 들어온 줄 알아? 알리가 없지.

ㅇㅇ

늦게 들어온다고 말은 했어? 그리고 나 어제 밥 안먹었는데, 관심도 없지?’

ㅁㅁ

야 됐다 밥 다 먹었다

위기의식을 느끼고 나서는 말 한마디도 굉장히 조심하려고 했어요. 저도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아서 집안일을 더 신경 쓰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싸움이 줄기는 한 것 같은데, 문제는 제가 혼자 참아야 하는 일이 많아졌어요. 어쩌다 대화를 주고받더라도 안 좋은 말투나 비난하는 말 때문에 상처를 받는 일도 많아졌고요. 그래도 예전처럼 또 같이 싸울 수 없으니까,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계속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뜻대로 잘 안되더라고요.

ㅇㅇ

자기 이번 일요일 쉬는 날이지? 이제 여름도 끝났는데 주말에 대청소 좀 할까? 쇼파 안쪽에도 곰팡이가 잔뜩 폈더라고!

ㅁㅁ

나 약속있어

ㅇㅇ

그런 말 없었잖아?

ㅁㅁ

말안했나? 암튼 다음에 해

ㅇㅇ

다음에 언제? 다음주에 일하잖아

ㅁㅁ

그런가? 그럼 그 다음주

ㅇㅇ

장난해? 너 하기 싫지?

ㅁㅁ

일하지 말라는거야? 그럼 혼자하던가

평소 안 좋은 대화 습관이 몸에 밴 걸까요? 이제부터 싸우지 않고 말을 예쁘게 해보려고 해도 쉽지가 않았어요. 상대방의 비난하는 말을 듣고 뭐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말이죠. 내가 잘못한 건 아닌데, 그냥 사과를 해야 하는 건가? 내 입장은 그게 아니라고 말하면, 또 싸울 것 같고. 그럼 이제부터 잘하겠다고 말하면 될까? 그럼 을처럼 보이지 않을까? 아니야, 앞으로 싸우지 많고 서로 잘 지내자고, 화해하자고 해야 하나?

그때부터 말하는 대화법에 대해서 찾아보고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나 전달법(I-massage)을 알게 됐어요. ‘나 전달법’은 나를 주어로 해서 나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인데,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하면서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의사소통 방법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고민하다가 편지를 쓰기 시작했어요. 지금까지 안 좋았던 모습들을 반성하고 앞으로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면서 잘 지내고 싶다고 말이죠. 집안일이 서로 싸움이 되는 것들은 규칙을 만들어서 더 이상 싸우지 않도록 하자고 했고요.

그런데 상대는 이렇다 저렇다 답이 없었어요. 낮에 톡으로 보냈는데, 밤에 집에 와서도 딱히 말이 없더라고요. 저의 마음은 조급해졌지만, 상대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울 수 있으니,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서 재촉하지 않기로 했어요. 편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답은 없고 고민이 많은 표정이었어요. 그래서 천천히 생각해 보고 답을 달라고 했더니,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는 서로를 탓하는 말투는 좀 줄어든 것 같아요. 문제는 말도 줄었어요. 예전에는 비난하는 말이라도 하니까 어떤 생각인지 알 수 있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말을 하려다가 참는 게 보이니까 더 답답하더라고요. 장문의 글에 대한 답도 듣지 못한 상태에서 극과 극의 상황이 되어버리니까 마음만 더 불안하고 조급해졌어요. 그래서 일주일 전에 쓴 편지에 대해 답장해달라고 부탁했어요.

ㅇㅇ

지난 주 내가 쓴 편지에 답장을 안해주니까 내 진심이 무시당한 것 같아서 좀 속상해. 답장해줄 수 있어?

ㅁㅁ

내가 무시했다고? 날 무시한건 너 아냐? 여전히 넌 네 생각만하는구나

ㅇㅇ

그게 무슨 말이야?

ㅁㅁ

됐어. 지금 답장할께. 우리 생각할 시간 좀 갖자

그렇게 갑자기 별거? 이혼? 을 통보해왔어요. 너무 황당하고도 어이가 없어서 가만히 보고만 있었어요. 물어보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았는데, 뭘 어떻게 물어봐야 하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내 편지를 읽어보긴 한 걸까? 혹시 이미 끝내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걸까? 답장을 재촉한 게 잘못인 걸까? 도저히 생각해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욱하는 마음에 또 싸움이 시작되고… 결국 이 상황까지 오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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