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폭력(데이트폭력)과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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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연인 관계에서의 폭력, 즉 ‘교제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제가 연애상담을 하면서 늘 관심을 두고 주시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참혹한 사건 사고를 접하며, 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욱 절감하게 됩니다. 교제폭력이 갈수록 잔인해지고 빈번해지는 기사를 마주할 때마다 마음이 참 아픕니다.

특히 얼마 전 발생한 ‘화성 오피스텔 여자친구 살인사건’은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었죠. 피의자 김레아는 이별 통보를 받자 전 여자친구와 그 어머니를 무차별 폭행해 여자친구는 끝내 목숨을 잃었고, 어머니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애인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진 이 잔혹한 범행에 많은 이들이 공분을 터트렸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접수된 교제폭력 신고만 해도 2만 5,967건에 달한다고 해요. 10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92%나 급증한 수치라고 하니 섬뜩할 따름입니다. 신고 건수 자체가 이 정도인데, 알려지지 않은 피해까지 감안하면 그 실상은 훨씬 더 심각할 거라고 짐작됩니다.

경찰청의 자료를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1~4월 교제폭력 신고 2만 5,967건 중 검거된 인원은 4,395명이었어요. 그런데 이들 중 구속 수감된 경우는 82명으로 1.87%에 그쳤다고 합니다. 경찰은 애인 사이의 폭력인 만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하더군요. 또 폭력을 당하고도 그걸 범죄로 여기지 않거나,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선뜻 신고하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해요.

무엇보다 은밀한 연인관계 속에서 폭력이 반복되다 보니 개인 간의 문제로 치부되기에 십상인데요. 실제로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여성긴급전화 1366’에 지난해 한 해 접수된 상담만 29만 4,328건에 달했어요. 전년도에 견줘 4,400여 건이나 늘어난 수치라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스토킹 피해 상담이 9,017건으로 2021년 대비 3배 이상 폭증했다니 가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또 하나 눈여겨볼 대목은 가정폭력, 스토킹, 교제폭력 등으로 고민상담을 받은 남성이 지난해에만 1만 7,333건에 이른다는 점입니다. 전체 비율로 보면 5.9%에 달하는 셈이죠. 서울시의 통계자료에서도 최근 남성 피해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해요. 특히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스토킹 피해도 이제는 남성들 사이에서 예외가 아니게 됐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성별을 불문하고 교제폭력이 만연해지는 암울한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일반적으로 교제폭력은 일회성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간에 걸쳐 반복되는 특성을 보이죠. 때리고 욕하면서도 사랑한단 말을 되풀이하는 가해자의 모순된 행태 탓에, 피해자는 혼란을 느끼고 점점 폭력의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워집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폭력을 감수하는 게 사랑을 지키는 일이라 착각하기도 하죠.

교제폭력(데이트폭력)이란

교제폭력(데이트폭력)은 데이트관계에서 발생하는 언어적·정서적·경제적·성적·신체적 폭력을 말합니다.

헤어지자는 연인의 요청을 거부하거나, 이별하더라도 집요하게 스토킹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은데, 이 역시 명백한 교제폭력에 속합니다.

교제폭력은 아내폭력과 마찬가지로 단 한 번의 폭력으로 끝나지 않고 오랜 기간 폭력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리면서도 사랑한다고 말하는 가해자의 반복적 행동은 사랑하기 때문에 때리는 것이고, 집착하는 것이라고 믿게 만듭니다. 그래서 피해자들은 ‘때리는 거 하나만 빼면 참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고, 이런 믿음은 폭력으로부터 벗어나는데 어려움을 주기도 합니다.

*참고: ‘데이트폭력’이라는 표현은 공권력이 개입하여 처벌해야 할 범죄의 심각성을 희석하여 연인 사이에 발생하는 불미스러운 일로 가볍게 비칠 우려가 있어 ‘교제폭력’ 용어 사용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저희 역시 지금도 재회상담의 특성상 교제폭력과 관련된 내담자들을 꾸준히 만나오고 있습니다. 각자의 구체적인 상황은 다르지만, 큰 맥락에서는 대부분 비슷한데요. 상대방의 이별통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 매달리고 붙잡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단순히 감정에 호소하거나 설득하려는 것을 넘어서 상대방에게 불쾌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때까지 100통, 200통씩 문자 보내고 전화합니다. 그러다가 카톡, 전화, 문자까지 차례대로 차단을 당하면 어쩔 수 없이(?) 집 앞으로 찾아가서 나올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그래도 상대를 나오지 않으면 또 어쩔 수 없이 직장까지 찾아갑니다. 대화를 받아주지 않은 상대방 탓을 하면서 말입니다.

“네가 계속 피하니까 나도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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