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싸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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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갈등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서로의 말이 들리지도 않는 신혼부부가 있었습니다. 말만 하면 싸우다 보니, 차라리 대화를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화해를 하려 하다가도 다시 싸우기를 반복하다 보니, 말이 한두 번 오고 가고 끝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결국 이 부부는 서로의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자, 마지막 방법으로 함께 상담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상담을 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별거하기로 이미 결정된 상태였습니다.

이런 경우 상담을 중도 포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먼저 성실하게 상담에 임하기로 서약을 했습니다. 이런 요식행위가 의미가 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글에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릴 때부터 반성문을 그렇게 써왔나 봅니다.

이 부부에게 처음 제안한 건 ‘적극적 경청’이었는데, 특히 부부 관계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이 부부에게 일어난 문제들은 아래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이 방법은 주로 사소한 갈등이 반복되는 관계에 효과적입니다. 대부분 갈등은 처음에는 사소한 문제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이 작은 문제를 계속 방치하다 보면 계속 쌓이게 되고, 어느 순간 큰 눈덩이로 변해서 머리 위로 떨어져 버립니다. 이별이나 별거, 이혼 등 말이죠.

큰일이 일어나고 나서야 부랴부랴 대화하면서 풀어보려고 하면, 이미 안 좋은 감정도 쌓이고 대화 패턴도 굳어져서 쉽지 않습니다. 말은 습관이라는 거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특히 연애 초기나 신혼부부에게서는 이런 문제가 더 자주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오래된 관계에서는 포기하고 자녀에게 의지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경이적인 출산율도 한몫 단단히 합니다. 이 부부는 대화는 없어졌지만, 그래도 서로 대한 마음이 남아있는 상태였습니다. 같이 상담을 받는다는 선택이 그 증거죠.

그래서 이들은 매주 과제를 해야 했습니다. 과제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앞서 말한 적극적 경청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상담은 과제를 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 줍니다. 과제를 하기 싫어도 최선을 다하기로 상담사와 약속했으니까요.

상담사와의 약속? 그거 무시할 수 있지 않나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진심으로 믿어주는 사람에게 실망을 준다는 건 꽤 미안한 일이거든요. 그리고 서약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각서를 써보신 분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상담 한 달째, 처음보다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이들은 약속과 달리 적극적 경청을 열심히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상담을 꾸준히 받는다는 건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주말, 그날은 부부가 과제를 위해 놀이공원에 갔습니다. 놀이 기구를 타기 위해 줄 서 있었는데, 앞쪽에서 서로 싸우는 커플을 보았습니다.

남자 : 하아~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진짜 이해가 안 되네.

여자: 그럼 이해하지 마, 어차피 내말 듣지도 않잖아!

그 커플이 서로를 비난하고, 결국 등 돌리며 침묵을 지키는 모습을 보면서, 이 부부는 동시에 자신들과 매우 비슷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하는 말과 똑같았기 때문이죠. 동시에 그렇게 다투는 모습이 매우 보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놀이 기구를 타고 나서 남편은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남편: 아까 그 사람들 여기까지 와서 왜 그렇게 싸우냐, 쪽팔리지 않나?

그러나 아내는 큭큭큭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내: 그거 상담사가 우리한테 했던 말 아냐?

이 일이 계기로 서로가 자신들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른 말로는 메타인지라고 하죠. 자신들의 모습을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본다는 건 생각지도 못한 통찰을 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서로가 조금씩 더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역할을 바꿔서 서로의 입장에서 대화를 하는 역할극도 그런 기능을 합니다.

예전에는 상대방이 하는 말을 다 듣지도 않고 반박하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반박하는 것에 익숙해지면, 자신이 하는 말이 반박이라는 인식을 못 합니다. 그래서 말이 무섭습니다.

아내: 내가 오늘 우리 집 인테리어에 대해 생각해 봤는데, 거실 테이블을 바꿔…

남편: 너 기억나지? 우린 결혼할 때 가구 사고 다음 이사 때까지 아무것도 안 사기로 한 거?

지금은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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