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으로 본 연애의 신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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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란 무엇인가?

신뢰는 단순히 상대방이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이상의 것입니다. 그것은 관계의 기반이자, 사회를 움직이는 근본적인 동력입니다. 신뢰가 없다면 우리는 매 순간 모든 것을 의심해야 하고, 그러면 어떤 관계도, 어떤 거래도 성립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기술을 통해 신뢰를 보완하고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근마켓의 매너온도, 온라인 쇼핑몰의 구매 후기 시스템, 블록체인 기술 등이 그 예입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분명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기술만으로 진정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을까?”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이라도 그것을 만들고 사용하는 것은 결국 인간입니다.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드는 사기꾼들도 인간이고, 그 시스템을 믿고 사용하는 것도 인간입니다. 결국 신뢰의 근본에는 인간의 선의와 도덕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연애로 다시 돌아가 봅시다. 미래에 어떤 형태로든 ‘연애 신뢰도’ 시스템이 도입된다고 가정하더라도, 그것이 완벽한 연애를 보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높은 신뢰도를 가진 사람과 만난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연애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오히려 그 시스템을 너무 맹신한 나머지 상대방의 진심을 보지 못하고 놓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결혼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적, 제도적 장치가 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신뢰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장치들을 믿고 안주하다가 관계가 무너지는 경우도 많죠. 진정한 신뢰는 그런 제도적 장치 위에 두 사람의 끊임없는 노력과 소통이 더해질 때 비로소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신뢰’와 ‘책임’의 관계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신뢰는 책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당근마켓에서 높은 매너온도를 유지하려면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연애에서도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책임감 있는 행동이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제가 겪은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몇 년 전 채용을 진행하면서 당근마켓의 초기 멤버인 입사 지원자와 면접을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원자 중 한 분이 특히 눈에 띄었는데, 바로 당근마켓의 초기 멤버였죠. 그분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정말 놀랍고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당신의 근처 당근마켓’이 사실은 우리가 생각했던 그 당근이 아닐 수도 있었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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