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을 추천하는 이유

저는 비공개 스터디를 하고 있습니다. 스터디라고 하기에는 좀 거창하고, 각 분야의 나름 전문가인 사람들끼리 모여서 특정한 이슈나 주제에 관해 대화하면서 영감을 얻기 위한 정기 모임입니다. 일종의 ‘자기 성장 집단’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비공개라고 말한 이유는 맴버를 공개적으로 모집하는 게 아니라 추천을 받아서 가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뭔가 비밀스럽고 대단한 모임처럼 보일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비공개는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개인적인 정보도 오픈하기 때문에 비밀 유지를 위한 안전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홈쇼핑에서 어떤 제품을 런칭해서 대박 났을 때, 그 영업기밀이 여기저기에 소문나는 것을 바라지 않을 테니까요. 안정성이 보장된다면 전혀 모르는 사람보다 더 양질의 대화와 토론이 가능합니다. 여러분도 가능하다면, 어떤 형태나 방식에 상관없이 이런 성장 모임 하나는 유지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러나 이런 성장 모임을 들어간다는게 심리적으로 어려울 수 있습니다. 초심자에게는 토론이나 생각을 나누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런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것은 ‘독서 모임’입니다. 저도 지금의 다양한 모임을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던 밑바탕에는 독서 모임이라는 근본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제가 10여년 전 처음 독서 모임을 시작할 때, 저도 그렇고 같이 하는 사람들도 이런 경험도 없고 정보도 없다 보니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몰라서 책을 읽은 소감만 겨우 이야기하고 끝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제가 항상 독서 모임을 추천하는데, 왜 추천하고 어떻게 독서를 하면 좋은지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독서 모임을 어떻게 활용하면 도움이 되는지, 주로 내면의 관점에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독서 모임은 답정너에서 벗어가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가성비가 매우 훌륭합니다. 약간의 시간과 차비 정도면 해결되죠. 독서는 답정너에게 벗어나기 위해서 필요한 작업들, 자신에게 질문을 하고 자신에게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것,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사유하도록 도와줍니다. 그러나 독서를 하다보면, 어느 정도 일정 수준까지는 혼자서 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를 단계를 넘어서게 되면 위기가 찾아옵니다.

혼자서 계속 지식을 탐닉하는 것은 마치 고인 물과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썩기 마련이죠. 그래서 물이 흐르도록 해서 항상 새로운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독서모임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영화를 보고 느낀 생각이나 감정을 자신의 일기장에만 정리하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의 영화 후기나 평론을 보면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어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영화가 끝나자마자, 유튜브에서 결말 해석을 찾아보지 않나요?

그러나 이것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단지 얻어가는 것이기에 자기 사고력을 확장하는 것에는 그리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비유하면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푸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이 문제를 틀렸다면, 오답 노트를 만들어서 풀이 과정을 정리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서 다시는 틀리지 않으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다른 사람의 글을 읽기만 하는 것은, 눈으로만 훑어보고 ‘아, 그렇군’하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즉, 진짜 내 것으로 만다는 과정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혼자만 읽고 책을 덮을 때 아쉬운 점은 이 책에 대한 감상을 나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블로그에 정리해서 올리거나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는 것은 공유하는 것에 불과하죠. 이것은 한계가 분명합니다. 여러분이 애인에게 유튜브 링크를 전달하는 것은 공유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영상에 대해 같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처럼 말이죠.

0 0 투표
도움이 되셨나요?
구독
알림
0 댓글
인라인 피드백
모든 댓글 보기
카카오톡 채널 상담하기
0
당신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댓글을 달아주세요.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