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의 골목식당, 그가 상담사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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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을 아시나요? 최고 시청률 11.9%까지 기록했던 백종원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저도 이 프로그램을 즐겨봤었는데, 그 이유는 이 프로그램이 상담과 거의 똑같기 때문입니다.

전체 자영업 중 폐업 업종 1위 ‘식당’! 하루 평균 3,000명이 식당을 시작하고, 2,000명이 식당을 폐업한다! 모든 식당은 나름의 걱정과 문제를 갖고 있는 법! 천 개의 가게가 있다면, 천 개의 상황이 있다. 요식업 대선배 백종원 대표가 각 식당의 문제 케이스를 찾아내고 해결 방안을 제시! 식당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교본’이 되어줄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 홈페이지 소개

프로그램 소개를 읽어보면, 장사가 안되는 이유를 찾아서 명쾌한 솔루션을 주는 컨설팅이라고 생각됩니다. 요식업을 처음 하는 사람들에게 노하우를 알려주는 방송처럼 말이죠. 그러나 사실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컨설팅이 아닌 상담적 측면이 훨씬 강합니다. 백종원의 어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레시피 하나 받아서 인생 역전하려고 하지 마라.

처음에는 방송 보고 신기해서 오는 사람들이다. 결국 방송 끝나면 다 돌아간다.

이 좋은 기회를 왜 이렇게 버리냐.

노력하지 않으면 결국 다시 돌아간다.

컨설턴트가 아니라 담임선생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에는 출연자들도 장사가 너무 안 되는데, 방법은 모르겠으니 얼굴이 팔리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출연 신청했을 것입니다. 요식업계를 대표하는 백종원이라는 거물이 직접 컨설팅을 해준다고 하니,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있을까요? 아마도 출연자들은 마법 같은 레시피를 전수하고 마케팅 전략과 영업 노하우를 배우면서 맛집으로 유명해지길 기대했을 겁니다.

그런데 백종원이 가계에 들어오자마자 하는 일은 장사가 안되는 이유를 진단하고 분석하는 게 아니라, 주방의 청결 상태부터 점검합니다. 냉장고의 서리는 잘 제거하는지, 소비기한은 잘 지키고 있는지, 분류와 보관은 잘하고 있는지 등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확인하고 야단(?)을 칩니다. 출연자는 백종원의 분노를 온몸으로 받고 눈물을 흘리며 주방을 구석구석 깨끗이 닦는 것으로부터 본격적인 솔루션이 시작됩니다.

솔루션이라는 것도 사실 솔루션이 아닌 듯합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알려주는 게 아니라, 일단 과제를 많이 내줍니다. 예를 들어 다른 지역의 맛집에 가서 맛보고 연구하게 시키기도 하고 소스를 바꿔가면서 만들어보게도 하고 메뉴를 바꿔보도록 하기도 합니다. 과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하면 역시나 야단을 맞게 됩니다.

사실 출연자들은 욱하는 마음에 의문을 가질 법도 합니다.

“장사가 안되는 것과 주방의 청결 상태가 무슨 상관이라는 거야?”

틀린 말은 아니죠. 상관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주방이 깨끗한지 아닌지 알 수 없으니까요. 우리가 매일 배달해서 먹는 가계의 주방을 본 적이 있나요? 우리는 주방의 청결 상태와 재료의 신선함을 다 확인하고 주문하지는 않죠. 우리가 계속 배달시켜 먹는 이유는 배달비가 저렴하고 리뷰 쓰면 주는 서비스도 좋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위생과 청결은 고려 대상이 아니냐? 그건 아니죠. 위상 상태가 불량한 식당은 신고 대상입니다. 그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방의 청결과 위생은 아주 당연하다는 전제를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려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청소하고 싶지 않다면 전문업체에 용역을 의뢰하면 되는 일입니다. 비용이 문제이긴 하지만, 어찌 됐든 무조건 사장이 해야 하는 것은 아니죠.

우리가 방송에서 확인했듯이 주방의 청결과 위생은 장사가 잘되는 것과는 크게 상관이 없었습니다. 방송에서는 장사가 잘 안되는 식당만 나왔기 때문에 청결하지 않은 식당도 장사가 잘되는지는 확인할 수는 없지만, 기본을 철저하게 지키는 식당도 망할 수 있다는 것을 자주 확인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식당이 ‘연돈’이였죠. 방송의 힘이 아니었다면, 우리가 아는 연돈은 아마 사라지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백종원은 어느 식당에 가더라도 기본을 강조하고 위생과 청결 등 기본이 되어있지 않으면 다음 솔루션은 진행을 하지도 않았습니다. 만약 백종원이 주방을 점검하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분노를 유발하는 빌런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주방 점검이나 출연자의 사연은 문제해결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으니 제외하고, 메뉴와 상권을 분석하고 음식을 맛보고 진단해서 레시피라는 훌륭한 솔루션을 처방하면 서로 마음 쓰거나 다칠 필요도 없이 하하 호호 웃으면서 편안한 컨설팅이 되지 않을까요? 출연자는 방송 출연으로 소비자들의 관심도 얻고, 레시피를 받아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고 직원을 채용해서 편하게 분점 내면서 장사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백종원은 그런 편한 컨설팅이 아닌 힘든 상담을 선택했습니다. 왜 그래야 할까요? 이게 백종원이 컨설턴트가 아닌 상담사인 이유이며, 제가 그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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