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

최고 시청률 28.4%를 기록한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명대사로 시작해 봅니다. 그렇다는 것은 오늘의 주제가 불륜이라는 것이지요. 불륜, 참 어렵고 힘든 주제입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자주 일어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불륜은 나쁘다.’, ‘절대 하면 안 된다’는 내용은 아닙니다. 제가 탐정이나 변호사도 아니기에 불륜의 증거 수집이나 위자료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도 아니지요. 저는 상담사로서, 불륜 상대와 헤어지고 재회를 바라는 사람, 그리고 그런 상담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불륜이라는 단어를 언제 처음 접해봤나요? 저에게는 발음도 어려운 것 같은 이 단어가 인상적으로 남게 된 오래된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20대 초반, 학교 동아리에서 대부도로 1박 2일 여행을 갔던 적이 있습니다. MT의 성지인 가평은 몇 번 가봤으나, 그 외에 장소는 처음이었죠. 게다가 ‘섬’이라는 것은 항상 미지의 설렘과 기대가 있는 곳이니까 마치 보물섬과도 같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 보니 시골 풍경에 민박집, 바다는커녕 갯벌밖에 보이지 않아서 실망이 컸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섬이라고 해서, 배 타고 들어가는 낭만과 푸른 바다 풍경을 기대했었는데… 섬으로 들어가는 다리에는 차로 가득 차서 길만 막혔었죠.

그런데 이상한 건, 그 섬에 고급 차들이 유난히 많이 보인다는 거였어요. 그것도 당시에는 흔치 않던 외제 차들까지요. 그래서 여기에 사는 사람들이 부자인가 싶었습니다. 그러자 함께 갔던 한 선배가 하는 말이 “저거 다 불륜 차야”라고 했습니다. 전 그 말을 듣는 순간, 놀리려고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선배도 “야 몰랐냐? 대부도가 불륜의 명소잖아”라며 거들더라고요.

전 당연히 믿지 않았습니다. 불륜이 이렇게나 많다면 우리나라는 벌써 망했어야죠. 그때는 ‘나 바보 아님’하고 웃어넘겼었는데, 지금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때 선배들의 말이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20년 넘도록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정말 의외의 곳에서 불륜을 목격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상담 일을 하다 보니 불륜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만연해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됐거든요. 물론 모든 사람이 불륜을 저지르는 건 아닐 테죠. 하지만 적어도 우리 사회에 불륜이 상당히 퍼져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아요.

이번 통계는 정부 연구기관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해 나왔다. 지난해 6월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간통죄에 대한 심층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냈는데 이 안에 충격적인 내용이 들어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한 남성 10명 가운데 3.7명, 결혼 여성은 10명 가운데 6.5명이 간통을 했다. 최근 들어 가정이 붕괴되는 게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실제로 이혼 남성 집단의 57.7%가 간통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이혼여성 집단은 간통경험이 25%였다.

김태영, [사설]간통에 빠진 대한민국, 어떻게 가정을 지킬지 걱정이다, 서울경제, 2015. 0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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