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in의 <프리미엄 칼럼>은 심리학적 이론과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해요😲 인터넷에 있는 뻔한 글이 아닌, 연애와 심리, 감정, 관계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아내어, 마치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처럼 다가갈 거예요📖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연애in이 여러분의 연애주치의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오래전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 있었습니다. 노란빛이 도는 표지에 ‘사랑의 기술’이라는 제목이 적혀 있었죠. 당시 학생이었던 저는 그 제목에 본능적인(?) 호기심을 느꼈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여자친구를 만드는 비법이 가득 적혀 있을 거로 생각했었습니다. 마치 연애의 비밀 레시피나 마법의 주문 같은 것이 들어있지 않을까 하는 유치한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죠. 변명 같지만…. 그때는 원래 다 그런 나이니까요.
그러나 책을 몇 페이지 읽기도 전에 엄청난 실망을 하고 곧 책을 덮어버렸습니다. 기대했던 ‘연애 공략집’ 대신 철학적이고 심오한 내용들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그 책은 훗날 저에게 많은 영감을 줄 에리히 프롬의 걸작이었습니다. 당시의 저에게는 너무 어렵고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그 책이, 세월이 흐른 뒤에는 상담사로서의 중요한 영감을 줄은 꿈에도 몰랐죠.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너무 어리고 미숙한 상태였습니다.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았지만, 만약 읽었다고 하더라도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엔 경험도, 지식도 너무 부족했죠. 그때의 저는 사랑을 단순히 설렘과 흥분의 감정으로만 생각했었고, 깊이 있는 관계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읽었을 때 비로소 그 책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956년에 출간되어 거의 70년이 지나버렸지만,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깨달음을 주는 책이자, 성숙한 관계에 대한 지침서라고 생각합니다. 시대는 변했지만,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와 감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지금도 많은 상담사들이 존경하는 상담사로 에리히 프롬을 언급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의 통찰력 있는 관점은 현대 심리학과 상담 분야에 깊은 영향을 미쳤으니까요.
저 역시도 그를 좋아하는데, 그의 사상과 철학에 많은 공감을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랑을 단순한 감정이 아닌 능동적인 행위로 보는 그의 관점은 제 인생과 상담 철학가 맞닿아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책을 빌려서 사랑의 기술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이 책의 내용을 통해 우리의 관계와 사랑을 어떻게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에리히 프롬은 그의 저서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닌 하나의 ‘기술’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마치 악기를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겠죠. 처음에는 서툴고 어색하지만, 꾸준한 연습과 노력을 통해 점차 능숙해지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피아노를 처음 배울 때 우리는 음계를 외우고, 손가락 위치를 익히고, 리듬감을 기르는 등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사랑도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소통하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이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이런 ‘사랑의 기술을 배울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떠오릅니다. 학교에서 우리는 수학, 과학, 역사 등을 배우지만, 정작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시행착오를 통해 개인적으로 배워나가야 하는 것이 현실이죠. 이는 마치 수영을 배우지 않은 채 깊은 바다에 던져진 것과 같은 상황일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수많은 정보와 선택의 홍수 속에서 살아갑니다. 데이팅 앱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타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죠.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이 과연 우리의 사랑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있을까요? 어쩌면 오히려 진정한 사랑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예를 들어, 데이팅 앱을 통해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매칭’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 우리는 종종 상대방을 깊이 있게 알아가기보다는 표면적인 조건만을 보고 판단하게 됩니다. 프로필 사진 몇 장과 짧은 소개 글만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스와이프’하는 행위는 어쩌면 사람을 소비재처럼 취급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는 프롬이 말하는 진정한 사랑, 즉 상대방을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랑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우리는 종종 ‘완벽한 상대’를 찾는 데 집중합니다. 마치 쇼핑몰에서 물건을 고르듯, 우리의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이상적인 상대를 찾으려 하죠. 키, 외모, 학벌, 직업, 성격 등 우리가 만든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확인해 가며 ‘완벽한 상대’를 찾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프롬은 이런 접근이 사랑의 본질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사랑은 ‘소유’가 아닌 ‘존재’의 문제라는 것이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노력,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도 성장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모습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이를 망각하고, 상대방을 자신의 기준에 맞추려 하거나 변화시키려고 합니다.
실제로 사랑에 빠져들수록 상대방을 존재가 아닌 소유의 대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그렇습니다. 지금처럼 아이 하나만 양육하는 시대에서는 더 그렇기도 합니다. 아이의 성공이 곧 부모의 성공이라 연결되는 셈이죠. 부모는 자녀를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종종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처럼 여기고 통제하려고 합니다. “다 너의 행복을 위해서야.”라는 말이 “네가 성공해야 엄마도 행복해.”라는 말처럼 들리는 것은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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