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이별이라는 착각, 상황탓 이별

“상황 이별인데요…”

제가 처음 상담하던 나름 파릇파릇(?)한 시절, 재회 혹은 이별 관련 상담하면서 놀랐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건강하지 않은 이별이 생각보다 꽤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어떤 생각을 했냐면, 보통 이별이라는 것은 서로가 엄청나게 싸우고 헤어지거나 혹은 해결되지 않는 오래된 갈등이 반복되다가 결국 헤어지는 사례가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가장 적었고, 갑작스럽게 통보하는 이별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리고 말을 안 해주니까 이별의 원인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죠.

솔직히 상담에서 만나는 사례들이 서로가 대화하고 같이 맞춰보려는 노력도 해보고, 해봤지만 더는 안 된다고 판단해서 서로의 동의하에 축복하며 이별하는 그런 성숙하고 아름다운 관계일 거라는 기대는 없었습니다. 지난 연애를 감사하는 마음과 깨닫고 통찰하기 위해서 상담하는 준비된 내담자라고 하는 사람은 극히 일부죠.

그러나 연애라는, 한때는 정말 깊이 사랑했던 관계에서 서로가 만족할 만한 노력도 없이, 각자의 상황만을 탓하며, 대화의 기회도 주지 않는 이별이 이렇게 많을지 몰랐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상황 이별입니다.

수능, 군대, 어학연수, 취업, 자격증, 승진, 이직, 이사, 건강, 가정사 등 인생에 굵직한 일들만 나열해도 꽤 많습니다. 2~3년 간격으로 계속 일어납니다. 여기에 자잘한 사건들까지 포함하면 사람은 항상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 살아가고 있죠. 그래서 상황이 항상 일관될 수는 없고 예정된 변화는 늘 있습니다.

그리고 예정된 변화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갑작스러운 상황변화는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가 갑자기 망할 수도 있고 갑자기 암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예상할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는 일은 언제나 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가 잘 드러나게 됩니다. 자리가 사람을 드러낸다는 말과도 비슷합니다.

그래서 우리 주변에서도 볼 수 있는데, 평소에는 젠틀하던 사람이 자신에게 위기가 닥치면, 다른 무언가를 탓하거나 이해가 안 되는 이상한 억지를 부리는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크게 실망해서 거리를 두거나 심각하면 손절을 하기도 합니다.

연애에서도 비슷한 게 상황 이별입니다.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받는 위기가 생기면 상황을 탓하고 이별을 말함으로써 자신을 드러냅니다. 그러나 연애가 다른 점은, 이별을 통보받은 사람이 이별을 통보한 사람에게 실망하고 손절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내가 잘못했다’면서 매달리는 것입니다.

당신이 겪고 있는 혹은 앞으로 겪을 상황 이별은 아마도 이런 패턴일 겁니다.

상대: 내가 지금 이러저러한 상황 때문에 연애할 상황이 아니야
나: 그럴 수 있어. 난 괜찮으니까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같이 노력해 보자!
상대: 아니야. 언제 괜찮아질지도 모르는데… 내가 미안해서 안 돼. 헤어지는게 맞아.
나: 난 괜찮아! 미안해 하지마. 나도 할 일 하면서 기다리면 돼~!
상대: 아냐 부담주고 싶지 않아..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


이런 상황이 당신은 매우 답답하고 불편합니다. 내가 괜찮다고 하는데, 자기가 미안하다고 연애 못하겠다고 하는 이유는 뭐지? 내가 미안한 일이 아니라는데, 뭐가 자꾸 미안하다면서 이별을 말하는 거지? 상황을 같이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하는데, 오히려 방해꾼으로 취급하는 것은 뭐지?

답은 매우 간단합니다. 당신의 이별은 상황 이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상황 이별이란 무엇인지, 진짜 상황 이별과 거짓 상황 이별을 구분하는 법과 재회방법까지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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