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사전7] 설단 현상: 혀끝에서 맴도는 그 단어, 왜 기억이 안 날까?

오늘은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겪지만 잘 모르고 있던 흥미로운 심리 현상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바로 ‘설단 현상’이에요. 혹시 여러분도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누군가의 이름이나 단어가 생각나는 것 같은데 도저히 떠오르지 않아 답답했던 적 말이에요. 그럴 때 우리는 “아, 혀끝에서 맴도는데…”라고 하죠.

설단 현상이란 무엇일까요?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단어나 이름을 떠올리려고 할 때 그 단어가 ‘혀끝에서 맴도는 것 같은데’ 정작 말하려고 하면 생각나지 않는 현상을 말해요. 영어로는 ‘Tip of the tongue phenomenon’이라고 하죠. 말 그대로 혀끝에서 맴돈다는 뜻이에요.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있어요.

친구를 길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당황했던 적 있나요? “어, 너 이름이… 그… 아! 혀끝에서 맴도는데…” 이런 상황이 바로 설단 현상이에요.

영화나 드라마의 제목이 갑자기 생각이 안나기도 해요. “그 영화 있잖아, 주인공이 우주 비행사인데… 제목이 뭐였더라? 아, 모르겠다. 근데 분명히 알고 있는데!” 이것도 설단 현상의 전형적인 예죠.

설단 현상의 특징은 다음과 같아요!

  1. 기억의 부분적 회상: 단어의 첫 글자나 음절은 기억나지만 전체는 떠오르지 않아요.
  2. 강한 확신: 그 단어를 알고 있다는 확신은 있어요.
  3. 일시적 현상: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기억이 나요.
  4. 연령에 따른 증가: 나이가 들수록 더 자주 경험하게 돼요.

설단 현상의 역사와 연구를 알아볼까요?

설단 현상이라는 용어는 1966년 하버드 대학의 심리학자 로저 브라운과 데이비드 맥닐이 처음 사용했어요. 하지만 이 현상 자체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관찰되어 왔죠.

윌리엄 제임스라는 심리학자는 1890년에 이미 이런 현상에 대해 언급했어요. 그는 자신의 저서 “심리학의 원리”에서 “우리가 잊어버린 이름을 찾으려 할 때, 그것은 마치 텅 빈 공간 속에서 어렴풋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표현했죠.

브라운과 맥닐의 실험 (1966)

  • 참가자들에게 유명인의 사진을 보여주고 이름을 말하게 했어요.
  • 설단 현상을 경험한 참가자들은 종종 이름의 음절 수나 강세를 정확히 맞췄어요.
  • 이를 통해 우리 뇌가 단어의 부분적인 정보는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죠.

버크의 연구 (1991)

  • 나이가 들수록 설단 현상이 더 자주 일어난다는 걸 발견했어요.
  • 하지만 이게 꼭 기억력 감퇴를 의미하는 건 아니래요. 오히려 어휘력이 풍부해져서 더 많은 단어 중에서 선택해야 하기 때문일 수도 있대요.

슈와츠의 실험 (2002)

  • 참가자들에게 단어의 정의를 주고 그 단어를 맞추게 했어요.
  • 설단 현상을 경험한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들보다 나중에 그 단어를 더 잘 기억했어요.
  • 이를 통해 설단 현상이 오히려 기억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이 현상은 왜 일어날까요?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론이 있어요.

불완전한 활성화 이론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 뇌에서 단어를 떠올리는 과정은 여러 단계를 거쳐요. 먼저 의미 정보가 활성화되고, 그 다음 음운 정보(발음)가 활성화돼요. 설단 현상은 의미 정보는 활성화됐지만 음운 정보가 완전히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 일어난다고 봐요.

예를 들어, ‘코뿔소’라는 단어를 떠올리려고 할 때, ‘큰 회색 동물’이라는 의미는 떠올랐지만 ‘코뿔소’라는 발음이 완전히 활성화되지 않은 거죠.

억제 이론

이 이론은 우리가 단어를 떠올리려고 할 때, 비슷한 다른 단어들이 함께 활성화되면서 서로를 억제한다고 봐요. 예를 들어 ‘코뿔소’를 떠올리려고 하는데 ‘하마’나 ‘코끼리’ 같은 단어들이 함께 떠올라서 서로 방해한다는 거죠.

전송 결함 이론

이 이론은 단어의 의미 정보와 음운 정보 사이의 연결에 일시적인 문제가 생겼다고 봐요. 마치 전화선이 일시적으로 끊어진 것처럼요.

설단 현상은 나쁜 걸까요?

그런데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오히려 우리 기억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죠.

  1. 기억력 확인: 설단 현상을 경험한다는 것은 그 정보를 알고 있다는 뜻이에요. 완전히 잊어버린 게 아니라는 거죠.
  2. 기억 강화: 앞서 말씀드린 슈와츠의 실험에서처럼, 설단 현상을 겪은 단어는 오히려 더 잘 기억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요.
  3. 뇌 활성화: 기억을 떠올리려고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뇌를 자극하고 활성화시켜요.

그렇다면 극복해 봅시다!

설단 현상은 누구나 경험하는 정상적인 현상이에요. 하지만 가끔은 정말 답답하고 불편하죠. 그럴 때 활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릴게요.

1. 첫단어 훑어보기

기억나지 않는 단어의 첫 글자부터 순서대로 생각해보세요. 종종 이런 방식으로 단서를 찾을 수 있어요.

2. 연관 단어 생각하기

생각나지 않는 단어와 관련된 다른 단어들을 떠올려보세요. 이를 통해 원하는 단어를 기억해낼 수 있어요.

3. 잠시 다른 생각하기

오히려 그 단어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잠시 다른 일에 집중해보세요. 놀랍게도 이렇게 하면 갑자기 단어가 떠오르는 경우가 많아요.

4. 규칙적인 두뇌 운동

퍼즐이나 낱말 게임 같은 두뇌 운동을 꾸준히 하면 어휘력도 늘고 기억력도 좋아져서 설단 현상을 줄일 수 있어요.

연애에서도 설단 현상은 나타납니다

자, 이제 우리의 일상 속 설단 현상에 대해 충분히 알아봤으니 연애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1. 첫 데이트

첫 데이트 때 상대방의 이름이 갑자기 기억나지 않는다면? 아마도 긴장해서 설단 현상이 일어난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오히려 “미안해요, 긴장해서 그런지 이름이 혀끝에서 맴도는데 잘 기억이 안 나네요.”라고 솔직하게 말하면 더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2. 고백할 때

사랑한다는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말문이 막힌다면? 이것도 일종의 설단 현상이에요. 머릿속에서는 완벽한 고백 멘트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막상 말하려니 기억이 안 나는 거죠. 이럴 때는 그냥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표현해보세요. 오히려 더 진정성 있게 들릴 수 있어요.

3. 이별 후

헤어진 후에 전 연인의 이름이 갑자기 기억나지 않는다면? 이는 마음의 방어 기제일 수 있어요. 아픈 기억을 잊으려는 무의식적인 노력이 설단 현상으로 나타난 거죠.

4. 연애를 하면 기억력이 좋아진다?

연애를 하면 오히려 설단 현상이 줄어들 수 있대요. 사랑하는 사람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뇌가 활성화되고 기억력이 좋아질 수 있거든요.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연애 중인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단기 기억력 테스트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대요.

자, 지금까지 설단 현상에 대해 정말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봤어요.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경험하지만 잘 모르고 있던 이 현상에 대해 이제 좀 더 이해가 되셨나요?

설단 현상은 불편하고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사실 우리 뇌의 복잡하고 신비로운 작동 방식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라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때로는 이런 ‘기억의 실패’가 오히려 우리의 창의성을 자극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답니다.

일상에서 설단 현상을 경험할 때마다 당황하지 말고, 오히려 그것을 우리 뇌의 신비로운 작동 방식을 경험하는 기회로 여겨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그 순간을 통해 우리의 기억력과 언어 능력을 더욱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보는 것도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설단 현상은 연애 생활에서도 자주 경험할 수 있는 현상이에요. 특히 첫 데이트나 중요한 고백의 순간에 말문이 막히는 경험을 할 수 있죠. 하지만 이런 순간들도 결국은 우리의 감정이 얼마나 깊고 진실한지를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어요.

혹시 연애가 어렵거나 궁금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 편하게 아래 카톡으로 연락주세요. 여러분의 연애주치의가 되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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