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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친구를 통해서 그녀의 연락처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문제다. 사실 나는 나이만 먹었다 뿐이지 소개팅이 처음이라 어떻게 연락을 시작해야 할지, 어떤 말을 해야 할지도 참 난감하다. 연락처를 받고 너무 빨리 연락하면 조급해 보일까? 아니면 조금 천천히 연락해야 하나? 내일은 너무 이르고 모레 정도면 적당히 바빠 보이고 괜찮을 것 같은데…
근데 뭐라고 말해야 하지? 그냥 약속만 잡으면 되나? 아니면 만날 때까지 계속 연락을 유지해야 하나? 그러면 만났을 때 덜 어색하려나?
이런 저런 고민들이 머릿속에서 마구 굴러다닌다.
약속 장소는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도 고민이다. 어디에서 만나자고 해야 하지? 아무래도 역 주변이 낫겠지? 그럼 강남역에서 보자고 해야 하나? 약속 장소는 중간으로 하면 될까? 아냐, 내가 그쪽으로 가는 게 더 낫겠지? 물음표 살인마가 된 기분이다. 인터넷을 좀 찾아봐야겠다.
그러던 중 인터넷에서 ‘반전 매력’ 활용법에 대한 글을 발견했다. 처음 메시지에서는 약간 싸가지 없어 보일 수 있는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실제 만나면 완전히 다른 따스함과 배려심 깊은 모습으로 나를 보여주면 정신 못 차린다는 것이다. 여자들이 괜히 츤데레나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게 아니다, 드라마 남자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나쁜 남자들이라고 말이다.
근데 ‘그건 김우빈이니까 가능한 거 아닐까?’ 라는 댓글을 보고 무심결에 거울을 보고 말았다. 역시 ‘무엇을’ 하는지가 아니라, ‘누가’ 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결국엔 시도해 보는 수밖에 없는 거 같아서, 내일 점심시간에 카카오톡으로 간단한 인사를 거칠 생각이다. ‘안녕하세요^^ 전 영철이라고 합니다’ 정도로 시작해서, 조금은 독특하게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보내볼 생각이다.
아, 갑자기 든 생각인데, 일본어를 잘한다는 것을 어필할 겸 ‘よろしくお願いします!(요로시쿠 오네가이시마스)’라고 말해볼까?
다른 사람들과 차별성도 있고, 센스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이건 일본 여행 갔을 때 완전 반전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よし!(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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