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은 이별시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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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월이 되면 “시간이 정말 빠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와 동시에 올해는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내년은 어떻게 맞이할지라는 고민이 함께 찾아옵니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을까?”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는 질문들이지만, 연말에는 그 무게와 의미가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들을 던지다 보면, 지난날의 추억과 후회, 그리고 새해에 대한 기대감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을 느끼곤 하죠. 그러다 보면 올해의 크고 작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어떤 이들은 올 한 해를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느끼고, 어떤 이들은 반대로 후회와 자책에 괴로워합니다. 또 다른 이들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남의 탓으로 돌리기도 하죠. 마치 시험에서 떨어진 이유를 연애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특히 이 시기에는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도 정말 많습니다. 한해를 돌아보며 정리한다는 말은,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보는 것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보다 의미가 깊은 연인관계에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애인과 함께 보낸 행복한 순간들, 가끔 있었던 다툼과 갈등, 수많은 추억을 되새기다 보면 자연스레 앞으로의 미래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물론 그 끝은 아무도 모르지만, 과거와 현재를 보면 그 미래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합니다. 사람이 갑자기 변하는 일은 거의 없으니까요. 이 시간을 통해 새해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생기기도 하고, 없던 고민이 싹트기도 합니다. 그렇게 여러 변수를 고려해서 미래를 낙관적, 때로는 비관적으로 그려가며 새해를 맞이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새해의 목표와 계획을 세울 때, 애인과의 관계는 고려하지 않거나, 관계적인 측면에서의 미래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연애는 억지로 노력하는 게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편하게 하는 거라고요. 그래서 애인이 미래에 관해 이야기하면, 일단 말을 돌립니다. 이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곧 결혼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이며, 미래는 아무런 약속도 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당장 내일도 알 수 없다고 말이죠.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당장 내일은커녕 한 시간 뒤에 일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의 마음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당신이 상대방에게 바라는 것은 결혼에 대한 확답이 아닙니다. 단지, ‘우리가 지금처럼 계속 잘 지낸다면 결혼할 수 있다’ 정도의 가능성입니다. 끝이 정해진 연애를 하고 싶은 사람은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 정도의 이야기만 해줘도 새해를 걱정과 불안으로 맞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래 계획에 이 관계에 대한 고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 실망감을 주기에는 충분합니다. 물론 원래 이런 사람이란 걸 모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연말-연초에 모든 사람이나 분위기가 말해주는데도 끝까지 마이웨이를 고집한다면, 결국 연애도 혼자 가는 마이웨이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밖에 여러 가지 이유로 연말에는 이별상담 문의가 많습니다. 시기상으로 11월 말부터 1월까지는 이별 관련 상담이 평소보다 배 이상은 많아지는데, 올해도 어김없습니다. 이는 페이스북에서 제공한 통계상으로도 일치하는 데, 한 해의 모든 날 중에 12월 11일에 가장 많이 이별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커플의 최대 이벤트인 크리스마스가 2주 전이라는 게 눈에 들어오네요. 크리스마스때까지는 이별이 계속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곧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