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칼럼66] 당신의 연애는 프랜차이즈인가요?

“매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너무 익숙한 말인가요? 이런 말을 들으면, 어떤 사람은 장원영이나 차은우를 소환하며, ‘아무리 만들어도 타고난 외모를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외모로만 보면 상위 0.01%의 사람을 반론의 근거로 내세우는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실보다, 비현실적인 환상이 더 와닿기 때문이죠. 현실과 거리가 멀면 멀수록 다가가는 노력보다, 돌아서는 포기가 편하기 때문입니다. 얼굴천재 옆에 서면 우리같은 일반인들은 꼴뚜기가 될테니까요.

물론 이런 냉소적인 반응이 나오는 이유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매력이 외모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외모가 가진 힘이 결코 작지는 않기 때문이죠. 특히 첫만남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얼굴뿐만이 아닙니다. 키, 체형, 비율, 탈모(?) 등 모두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연애에만 적용되는 일이 아닙니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이성만이 아니라, 동성에게도 호감을 삽니다. 심지어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어린 아이들도 예쁜 사람을 좋아하니까요.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외모에서부터 호감을 끄는 사람이 되는 것도 중요합니다. 평범한 바다생물이라면 더더욱 자신을 가꾸고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매력은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 때로는 ‘외모가 중요하지 않다’라는 뜻으로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외모는 중요합니다. 연애뿐만 아니라 모든 상황에서 중요합니다. 취업에서도 중요합니다. 이는 사람을 내면이 아닌 겉모습으로만 판단해서가 아닙니다. 어쩌면 이것은 인간의 본능에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엄마가 예쁘면, 딸이 유치원에서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것처럼 말이죠. 따라서 ‘매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은, 외모보다 자신감, 자존감, 대화법, 성격 등 내면적인 요소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모든 요소는 매력을 구성하는 데 있어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부분들입니다.

그러나 외모로만 자신을 평가받았던 경험이 많은 사람은, 외모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재능이라 생각하며, 다른 요소들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외모보다 다른 매력적인 요인으로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어온 사람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 갑니다. 이 두 그룹의 차이는 단순히 타고난 외모의 차이가 아니라, 자신의 매력을 어떻게 인식하고 발전시켜 나가는지에 있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외모가 정말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연애 한번 해보지 못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반면, 외모는 평범한데도 불구하고 이성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이성 관계에서 외모는 첫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는 맞습니다. 하지만, 관계의 시작과 발전에는 다른 여러 요소들이 더 크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연애는 쉽게 시작하지만, 그때마다 100일도 못 넘기는 상담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첫인상에서 외모가 강력한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해나가는 데에는 내면의 매력과 소통 방식이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매력적인 부분들을 흔히 ‘기술’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이 기술을 ‘멘트’나 ‘대화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길에서 번호를 물어볼 때, 처음으로 카톡을 보낼 때, 데이트 제안을 할 때, 거절에 대처할 때 등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이런 멘트만 모아서 수십만원부터 수백만원에 판매하는 콘텐츠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연애뿐만이 아닙니다. 재회도 마찬가지죠. 재회를 위한 멘트나 언어를 판매합니다. 이는 마치 연애나 인간관계에 정답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이때 적절한 공식과 심리학을 곁들이면, 그 ‘정답’을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재회의 기회를 놓치는 것과 같은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마치 연애의 기술을 모르기 때문에 스튜어디스, 모델, 연예인 지망생과 사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요. 이것만 알면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있다는 말처럼 유혹적인 것은 없을 겁니다.

사실 이런 ‘기술’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 기술이 모두 거짓이나 사기라고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유하자면, 연애 기술은 프렌차이즈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요리를 잘하지 못하거나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할 능력이 없더라도, 장사로 돈을 벌고 싶기 때문에 프렌차이즈를 선택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청소는 하고 싶지 않고, 브랜드 디자인, 주방의 동선, 홀의 구성, 음식 연구, 시장 조사 등에는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많은 사람들은 편하게 돈을 벌고 싶을 뿐이죠.

정말 장사를 제대로 하고 싶다면, 비슷한 식당에 취업해서 차근차근 배우거나 요리학원을 다니면서 기본기부터 쌓아갔을 것입니다. 그것이 요행이 아니라 제대로 오래동안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죠. 물론 프렌차이즈를 운영하면서도 열심히 공부해서 자신만의 매력과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 흔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애초에 그런 열정과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런 준비도 없이 본사에만 의지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연애도 이와 비슷합니다. 연애의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 단순히 멘트를 외우는 것은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처음 그런 멘트를 접했을 때는, 이런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것에 신선한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멘트를 외우고 말투와 느낌을 흉내 내기에 바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결국 ‘기술이 먹히냐, 안 먹히냐’만 남게 됩니다. 그리고 이는 쉽게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이 통하지 않는 상대방의 문제로 치부하기 쉽습니다.

진정한 매력적인 기술이란 자신의 태도가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마치 장사와 음식에 대한 진정한 고민이 좋은 식당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 치열한 고민과 연구에 따른 결과가 불경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맛집이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성을 유혹하는 멘트를 모아놓은 전자책이나 강의들을 보면,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으로 가득합니다. 그리고 종종 이성과 나눈 대화 목록을 보여주면서 “이대로만 따라하면 나도 정말 아름다운 이성과 데이트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심어줍니다. 그러나 그 기술들을 그대로 따라한다고 해서 정말 그렇게 될까요? 설령 그런 방식으로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해도, 그 관계를 잘 유지해 나갈 수 있을까요?

왜 연애의 기술은 대부분 연애를 시작하는 멘트에만 집중할까요? 진짜 중요한 것은 연애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능력일 텐데 말이죠. 연애를 잘 유지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닙니다. 그것은 원래 자신의 태도, 내면의 매력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과정입니다. 처음에는 멘트와 같은 기술로 매력적인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본래의 자신이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연애의 기술 중 하나를 살펴봅시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첫인상에 대해 칭찬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 사람이 당신에게 관심이 있어서 그랬던, 아니면 어색해서 빈말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때 여러분은 어떻게 반응하나요? 연애에 서툰 사람들은 주로 쑥스러워서 얼버무리거나, 습관적으로 칭찬을 부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겸손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첫인상이 좋으신 거 같아요.”
“아, 아…”

“인기 많으실 거 같아요.”
“아, 아니에요.”

어떤 연애 강의에서는 이런 상황을 매우 복잡하게 분석합니다. 첫인상에 대한 칭찬은 호감의 표시이지만, 과도하게 칭찬하거나 근거 없이 칭찬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각 상황에 맞는 대응법을 제시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는 농담을 던지거나, 다른 상황에서는 역질문을 하는 등 주도권 싸움이나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게임처럼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듯한 설명을 듣다보면, 뭔가 대단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이런 것을 다 계산하면서 연애하고 싶은가요? 진정으로 매력적인 사람은 어떻게 행동할까요? 누군가가 나에게 칭찬을 했다면, 생각으로만 그칠 수 있는 것을 직접 표현해 준 점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리고 그 고마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매력적인 행동이 됩니다. 더불어 용기 내어 칭찬해준 사람에게 질문을 통해 비슷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상호 존중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태도입니다.

“와,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기분이 좋은데요? 혹시, 제 어떤 점이 좋은 첫인상을 줬는지 말해주실 수 있어요?”
“음… 웃는 모습이 참 밝아 보이셔서요. 그리고 대화할 때 눈을 바라보면서 들어주는 것도 좋고요. 인기 많으실 거 같아요.”
“저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좋게 봐주셨다니 고마워요. 오히려 저는 그런 세심한 부분을 알아보고 칭찬해 주시는 분이 더 인기 많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주변에서도 그런 이야기 자주 들으시죠?”

이런 대화의 흐름은 멘트를 외우거나 미리 준비한 대응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대화는 기술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소통입니다. 평소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이 진정한 매력인 것입니다. 멘트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매력적인 사람이 자연스럽게 매력적인 표현을 하는 것이 진정한 매력의 모습입니다.

“밀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마찬가지로 이런 질문을 들었을 때 해야하는 멘트를 외우는 게 기술이 아닙니다. 그래서 연애의 기술은 단순히 멘트나 상황별 대응방법을 아는 것이 아닙니다. 매력을 키우고 싶다면, 멘트를 수집하고 다니는 것보다 자신의 외면과 내면의 태도를 진정성 있게 가꾸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의 멘트가 당신의 태도가 될 수는 없으니까요.

모든 인간관계가 그렇지만, 특히 연애관계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매력적인 사람은 다른 매력적인 사람을 알아봅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칭찬을 받았을 때, 상대방에게 진심 어린 고마움을 표현하면서 그 마음을 자연스럽게 돌려주는 사람이라면, 그 가치를 아는 사람과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매력은 멘트가 아니라 태도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아직도 다른 사람의 프랜차이즈가 되고 싶다면? 굳이 설득하지 않겠습니다. 어짜피 당신이 듣고 싶은 말은 정해져 있으니까요. 본사의 제시하는 수익률만 믿고 싶을테니까요.

당신의 연애는 매력적인가요? 아니면 기술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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