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인형을 샀어요

연애in의 <프리미엄 칼럼>은 심리학적 이론과 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해요😲 인터넷에 있는 뻔한 글이 아닌, 연애와 심리, 감정, 관계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아내어, 마치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처럼 다가갈 거예요📖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연애in이 여러분의 연애주치의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저, 사실 요즘…. 이상한 걸 하고 있어요.”

그녀는 손을 꼭 쥐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습니다.평소와 달리 그녀의 목소리에는 긴장감이 묻어났고, 눈빛에는 불안과 죄책감이 교차했습니다.

“저…. 얼마 전에 저주인형을 샀어요.”

그 말을 내뱉고 난 뒤, 그녀는 마치 금기를 깬 것처럼 눈치를 살폈습니다. 어린아이가 엄마에게 잘못을 고백하고 반응을 살피는 모습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상담실에 잠시 침묵이 내려앉았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다가 우연히 알게 됐어요. 주문하면 상대방의 이름을 적는 부적과 바늘도 같이 오더라고요. 그냥…. 충동적으로 구매했어요. 그리고 혹시나 하는 기대감도 있었고요.”

“바늘도 사용해 보셨나요?”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렇게 털어놓은 순간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을까요? 작은 움직임이었지만 그녀의 어깨에서 있던 무거운 짐이, 조금은 내려앉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처음엔 좀 통쾌했어요. 마치 복수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그 순간뿐이었어요. 그 뒤에는 죄책감에 오히려 더 우울해졌어요. 평소보다 그 사람을 더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비참한 기분이 들었어요.”

“…. 저도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그녀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닫게 됐습니다. 어젯밤까지 쥐고 있었던 것은 단순히 저주인형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것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감정의 응어리, 풀리지 않은 질문들, 그리고 여전히 그녀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과거의 그림자였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큰 상처받은 사람은, 알게 모르게 자신만의 저주인형을 쥐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인형과 같은 물리적인 형태가 아닐 뿐입니다.

예를 들어 이별 후에도 하루 종일 상대의 SNS를 몰래 들여다보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행동, 나 없는 상대방이 불행해지길 바라는 마음, 이별 후 일부러 더 행복하고 성공적인 모습을 과시하려 애쓰는 모습. 이 모든 것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단단히 쥐고 있는 저주인형입니다.

그것은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주가 온몸에 퍼지고 나서야 바늘 끝이 상대방이 아닌 자신에게 향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각자가 쥐고 있는 저주인형은 겉으로 보기엔 다를지 몰라도, 본질은 동일합니다. 모두 ‘과거의 관계’를 손에서 놓지 못한 채, 상대를 향해 여전히 부정적인 에너지를 투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이런 행동들은 겉으로는 상대를 향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의 미해결된 감정을 처리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일지도 모릅니다.

“그 인형을 구매했을 때, 어떤 감정이었나요?”

그녀는 한참 생각에 빠져있다가 천천히 대답했습니다.

“그냥…. 뭔가 이걸 하면 억울한 마음이 좀 사라질 것 같았어요. 저는 이렇게 힘든데…. 저만 힘든 게 너무 억울하니까요. 그런데 그 사람은 여전히 잘 지내더라고요. 제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그 사람은 관심도 없을 텐데….”

그녀의 목소리에는 씁쓸함이 묻어났고, 입꼬리는 자조적인 미소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 인형에 바늘을 꽂을 때…. 누구를 더 아프게 한 걸까요?”

간단한 질문에 그녀는 가만히 자기 손을 내려다보았습니다. 그녀의 손바닥에는 바늘이 놓여 있는 듯했습니다.

“저…. 제가 더 아픈 것 같아요. 매번 바늘을 꽂을 때마다 불안하고 괴로웠어요. 그런데도 멈추지 못했어요.”

더보기

프리미엄 구독자 전용 콘텐츠입니다. 연애in 구독으로 더 많은 콘텐츠를 만나보세요!

이 글도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