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침문자 효과있나요?

지금은 이런 질문이 거의 없지만, 과거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을 당시에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지침문자와 관련한 것들이었습니다. 지침 문자란 말 그대로 재회 상담에서 상담사가 내담자를 대신해서 작성해 주는 메시지를 총칭합니다. 재회 문자, 재회 메시지 등 다양한 용어가 있지만 대부분의 내담자는 지침이라고 부릅니다. 이건 마치 재회를 시켜주는 마법과 같은 메시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담자들 사이에서는 서로 받은 지침 문자를 공유하거나, 돈을 받고 재판매(?)하는 등의 일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암암리에 지침 문자를 공유하는 사람 중에서 간혹 놀라운 일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연애의 상황이나 형태가 전혀 다른 사람들끼리 공유한 지침 문자가 완전히 동일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지요. 그렇게 모든 내담자에게 같은 지침 문자를 준다거나 지침 문자를 돌려막게 한다는 의혹은 점점 커져 나갔고, 저에게도 지침 문자가 맞는 건지 확인하는 질문이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과거 개인 블로그는 상담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연애 상담에 대한 철학과 건강한 연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만을 올리는 일상 블로그였습니다. 시도 쓰고 에세이도 쓰고 지금처럼 연애 상담, 재회상담업계의 비판과 함께 연애 상담의 발전과 자정작용을 위해서 학회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게 되는 장점도 있었지만, 재회에 대한 고민 상담도 많이 받게 됐습니다. 상담을 홍보하거나 유인하지 않고 오히려 정체(?)를 숨기려 하는 모습에 많은 분들이 솔직하게 말해줄 거라고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에는 직장인이었고, 블로그는 부캐의 개념으로 생각했었기 때문에 상담을 요청해도 거절했었습니다. 유치할 수 있지만, 익명의 촌철살인 평론가 혹은 작가라는 또 다른 정체성을 갖고 싶었다고 할까요? 그렇게 블로그와 브런치 등을 운영했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연애 상담에서 재회 상담은 역시 메인 중의 메인이었습니다. 질문이 10개라고 한다면 그중 8개는 재회가 관련된 것이었으니까요. 그중에서도 지침 문자 관련한 것들이 2~3개 정도 됐던 것 같습니다.

“지침 문자가 효과가 있나요?”

“지침 문자가 장문인데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요?”

“지침 문자가 너무 쎄서 못 보낼 것 같은데, 보시기에는 어떤가요?”

“혹시 지침 문자 써주시면 안 될까요?”

실제 질문 내용은 훨씬 더 길지만, 요약하면 이 정도일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상담하고 지침 문자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의심’이 들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로 ‘지침 문자를 보내면 실제로 재회가 가능할까?’라는 의문입니다. 지침 문자 덕분에 재회했다는 후기, 댓글도 있고 영상이나 글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지침 문자의 위대함(?)을 강조하니까, “못 믿겠다”라는 의심이 “이게 어떻게 되지?”라는 궁금증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렇게 상담을 신청하고 지침 문자를 받습니다. 그러면 다시 궁금증이 생깁니다. “정말 이 지침 문자 한번 보낸다고 해서 재회가 되는 걸까?”

​두 번째 의심은 지침 문자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별의 원인을 단순화해서 크게 2가지 카테고리로 나눠본다면, 성향으로 인한 이별과 상황으로 인한 이별일 것입니다. 성향 이별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예를 들어보면, 연애의 우선순위가 달라서 한 사람이 서운한 감정을 느끼다가 이별을 한 경우입니다. 상황 이별의 경우라고 하면, 갑자기 상황이 변해서 연애에 쓸 에너지가 없다는 이유로 이별을 통보받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성향의 차이로 이별한 경우에 재회하고 싶다면, 공감과 인정하는 솔루션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상황 이별이라고 한다면, 이해와 설득의 솔루션이 필요하죠.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솔루션이 안 맞는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장문을 싫어하는데, 장문인 지침 문자를 보내도 되냐는 것이겠죠.

​세 번째 의심은 지침 문자가 건강한 연애를 위한 가치관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성을 유혹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픽업아티스트(PUA)의 이론에서 따온 지침 문자들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프레임이론이 가장 대표적인데, 쉽게 말해 상대방보다 가치가 높다면 재회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가질 수 있는 능력보다 더 큰 것을 갖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담자의 프레임을 올리기 위한 지침 문자를 사용하는데, 내담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재회하고 싶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가치관이나 정체성까지 바꾸면서 “그렇게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침 문자가 효과가 없는 거냐고 물어보면, 답을 하기는 좀 곤란합니다. 그러나 질문은 이렇게 바꾸면 답이 가능합니다.

1. 지침 문자는 왜 만들어졌는가?

2. 지침 문자가 효과가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3. 지침 문자는 누구에게 효과적일까?

​이번 시간에는 재회상담업체들의 지침문자를 같이 보면서 이해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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