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남자는 연애금지?” 틴더 키 필터링 논란

세계 최대 데이팅앱이 불러온 뜨거운 논쟁

요즘 온라인 연애 커뮤니티가 들썩이고 있다. 세계 최대 데이팅 앱 틴더가 유료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키 필터링 기능’을 시범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선호하는 상대방의 키 범위를 미리 설정해 매칭을 세분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특정 키의 상대방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즘에 반영해 매칭 순위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영국 BBC가 지난 6월 9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 이 기능은 영국을 제외한 일부 국가에서만 시범 운영 중이며, 틴더 측은 구체적인 시범 운영 국가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온라인에서는 “틴더가 드디어 ‘숏킹(shortking 키 작은 남성)’들에 전쟁을 선포했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데이터로 보는 키 선호도의 현실

실제로 키는 연애에서 얼마나 중요할까? 국내 데이팅 앱 아만다가 회원 40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은 ‘176~180cm 남성’을, 남성은 ‘161~165cm 여성’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20대 남녀 평균키인 173.9cm, 160.9cm보다 큰 키를 선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흥미로운 것은 미국 UCLA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다. 382명의 남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여성의 78%가 180cm 남성과 사귀겠다고 답한 반면, 170cm 이하 남성에 대해서는 20~30% 수준으로 응답률이 급격히 떨어졌다. 반대로 남성들은 여성의 키가 165cm일 때 81%가 사귀겠다고 했지만, 180cm 이상인 경우에는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키 필터링의 양날의 검

데이팅 앱에 대해 연구해온 애리조나 주립대 리젤 샤라비 부교수는 “키가 작은 남성들이 실제로 데이팅 앱에서 불리한 처지에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키 큰 여성들 역시 키 필터 때문에 매칭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샤라비 부교수는 또한 “키 큰 남성을 선호하거나 작은 키의 여성을 선호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선호도는 사회적으로 형성된 성 역할 규범을 강화시킨다”며 “결국 이런 키 선호도는 ‘남성은 강하고 지배적이며, 여성은 작고 섬세해야 한다’는 성별 고정관념에 기반한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흥미롭게도 일부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런던에 거주하는 베스 맥콜(31)은 인터뷰에서 “오히려 이 기능이 키 작은 남성들에게 안도감을 줄 수 있다”며 “처음부터 키 큰 남성만 선호하는 상대를 거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데이팅앱 시스템의 근본적 문제

사실 키 필터링 논란의 근본에는 데이팅앱의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시장의 99%에 달하는 데이팅앱이 사진 중심 매칭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사용자들이 상대방의 사진을 본 지 2초 만에 선택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이는 한 사람의 매력을 충분히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10명 중 외모가 출중한 사람은 1~2명에 그칠 확률이 높은데, 나머지 8~9명이 매력이 없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외모 중심의 경쟁 구조로 인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키 작은 남성들을 위한 현실적 조언

그렇다면 키가 작은 남성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과 경험자들이 제시하는 조언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자세와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키는 못 바꿔도 태도는 바꿀 수 있다. 구부정한 자세와 굳은 표정은 실제 키보다 3~5cm 작아 보이게 만든다. 반대로 바른 자세와 자신감 있는 태도는 키를 더 커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스타일링에 신경쓰자. 비율을 살리는 옷차림과 깔끔한 외모 관리는 키의 단점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경험담에서 “외모 신경쓰고 옷 깔끔하게만 입어도 된다”는 조언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다양한 매력 포인트를 개발하자. 키 작은 남성도 충분히 연애가 가능하다는 사례들을 보면, 대부분 성격이 좋고 유쾌하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람들과 많이 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성들의 키 선호도도 생각보다 다양하다

사실 모든 여성이 키 큰 남성만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인에서 미혼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신장차이를 상관없다고 답한 여성이 9%나 됐고, 나이가 들수록 키는 더욱 중요하지 않은 요소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의 53.8%만이 ‘키가 연애에서 중요하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어, 절반에 가까운 여성들은 키를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데이팅앱을 넘어선 만남의 방법들

키 필터링과 같은 기능에 의존하기보다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더 현실적인 해결책일 수 있다. 최근에는 사진 중심이 아닌 글쓰기 데이팅앱 같은 대안적 플랫폼들도 등장하고 있다.

또한 취미 활동, 동호회, 직장 내 만남 등을 통해 서로를 충분히 알아간 후 연애로 발전하는 경우가 오히려 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들도 있다.


키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자

틴더의 키 필터링 기능 도입 논란은 우리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와 데이팅 문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했다. 물론 첫인상에서 키가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진정한 연애는 외모보다는 성격, 가치관, 유머 감각, 배려심 등 내적인 매력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키가 작다고 해서 연애를 포기할 필요는 전혀 없다. 오히려 자신만의 매력을 발견하고 개발해 나간다면, 키와 상관없이 충분히 멋진 연애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연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진심과 배려, 그리고 함께 성장해 나가려는 마음이 아닐까.

틴더의 새로운 기능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이것이 연애의 전부는 아니라는 점을 우리 모두 기억했으면 좋겠다. 진정한 사랑 앞에서 키는 그저 숫자일 뿐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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