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들이 일본 여자에게 빠지는 이유

지난주, 그가 상담을 찾았다. 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선생님, 저 요즘 일본 여성과 만나는 국제 결혼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의 눈에는 어딘지 모를 부끄러움과 동시에 간절함이 어려 있었다. 한국 여성과의 연애에서 번번이 상처받았다는 그는, 마치 구원을 찾듯 다른 곳을 향해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비단 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한국 남성과 일본 여성의 결혼이 2024년 1,176건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으며, 이는 최근 10년 중 최고 기록이다. 반면 한국 여성과 일본 남성의 결혼은 147건에 불과하다. 이 극명한 대조는 단순한 통계 숫자를 넘어, 우리 시대 연애의 복잡한 내면을 드러내는 거울과 같다.

왜 한국 남성들은 일본 여성에게서 답을 찾으려 할까? 그리고 이런 현상 뒤에 숨어있는 것은 과연 문화적 차이일까, 아니면 더 근본적인 무언가일까?

환상 속에서 찾는 완벽한 상대

그와의 상담을 이어가며, 나는 그가 일본 여성에게서 기대하는 것들을 하나씩 들어보았다.

“배려심이 깊고, 섬세하게 관심을 보여주고, 남자를 존중해줄 것 같아요. 한국 여자들은 너무 까다롭고, 고집이 세서…”

그의 말 속에서 나는 익숙한 패턴을 발견했다. 그가 원하는 것들인 배려, 관심, 존중 등은 사실 모든 인간이 관계에서 갈망하는 보편적인 욕구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일본 여성들이 한국 남성에게서 기대하는 것 역시 세심한 배려와 따뜻한 관심이라고 한다.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서 같은 것을 찾고 있는 셈이다. 마치 각자가 자신의 나라에서는 얻을 수 없다고 여기는 그 무언가를, 상대방 나라에서는 당연히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착각에 빠져있는 것 같다.

이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이상화(idealization)’ 현상과 닮아있다.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게 보이고, 가까이 있는 것은 결점이 더 잘 보인다. 우리는 익숙한 것에서는 실망을 경험했기에, 낯선 것에서 구원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과연 그 낯선 것이 정말로 우리가 바라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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