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칼럼1] 연애를 배운다고?(feat. 연애를 글로 배웠어요)

‘연애를 배운다‘라는 말이 익숙한가요? 머리로만 하는 연애를 일컬어 ‘연애를 글로 배웠다’라고 합니다. 당구로 비유하면, 반사각, 입사각, 굴절률 등 수학적으로 아무리 계산을 잘해도 실제 움직이는 팔이 제대로 공을 타격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삑’ 소리만 듣다가 게임비만 잃고 집에 돌아갈 겁니다.

반대로 수학 공식을 전혀 몰라도 계속 큐대를 잡고 경험을 쌓다 보면 감이라는 게 생기면서 조금씩 실력이 늘어가기 마련입니다. 당구만이 아니라 모든 운동과 게임이 다 그렇습니다. 그리고 시간과 노력은 일정 수준까지는 결과가 따라옵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은 자주, 많이 할수록 실력은 늡니다. 그리고 혼자서 하다가 한계에 도달하는 시점이 오기 마련인데, 이럴 때는 전문학원에 다니거나 개인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극복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연애를 시작도 못 해본 모태 솔로 A 군이 있습니다. 연애를 끊기지 않고 하지만 100일을 못 넘기는 B 양도 있군요. 애인이 화를 내면 이유도 모른 채 미안하다고 반복하는 C 군과 그럴 때마다 답답해서 집에 돌아가는 D 양도 있습니다.
그들의 연애는 모두 다르지만, 모두 다 연애가 너무 어렵다고 말합니다. 연애를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은 싸우지도 않고 저렇게 연애를 잘할까?” 궁금해합니다. 분명히 애인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고 화가 나서 짜증도 날 텐데… 말을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그 마음을 어떻게 알고 풀어주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전혀 다른 성향의 친구 연인이 싸우지도 않고 오래 만나는 걸 보면 너무 부럽기도 합니다. 분명 외모나 조건은 내가 더 나은 것 같은데 말이죠.

오늘도 헤어진 나를 두고 친구들은 놀려댑니다. 멀쩡하게 생긴 놈이 연애만 못 하는 걸 보니, 신은 공평하다고 말합니다. 나는 술을 한잔 입에 털어 넣으면서 변명처럼 말합니다.
“내가 연애를 글로 배워서 그래…”

그런데 연애도 그럴까?

우리는 연애를 배운다는 인식이 매우 생소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에게 ‘연애를 배운다’, ‘연애를 공부한다’라는 개념보다는 경험을 통한 학습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에게 연애 고민을 털어놓으면, ‘연애는 일단 많이 만나보는 게 답’이라고 조언하는 것과 같습니다. 대부분은 그렇게 연애를 배운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게 잘못된 방법이라는 것을 모릅니다.

우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랑하는 법과 사랑을 주는 법에 대해서 끊임없이 경험하고 배웁니다. 가정 교육이라는 것이 고리타분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그게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관계를 맺는 방법입니다. 인사하는 법, 식사하는 법, 대화하는 법, 칭찬하는 법, 공감하는 법 등 이 모든 게 관계의 기본이고 연애만큼 이 기본이 중요한 관계도 없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사람과 사랑이라는 관계 안에서 계속 자라왔고 경험을 통해 관계를 배워왔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가정의 영역에서 조금 더 확장됩니다. 조금 성장하면 또래 친구들과의 우정을 경험하고 배워갑니다. 같이 사이좋게 노는 법, 양보하고 배려하는 법 그리고 경쟁하고 싸우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법 등 사회성과 관계성 등을 경험으로 학습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가정에서 학교에서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경험을 통해 관계를 학습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들을 토대로 하여 이성을 만나고 연애합니다. 그래서 관계에 대해서 배운다는 인식이 희미합니다. 연애는 이미 몸에 밴 습관들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연애를 배운다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 학교에서 했던 방식대로 반복할 뿐입니다.

친구를 만들기 위해서 관계를 배운다고 생각하나요? 그냥 마음에 맞는 친구를 사귄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그래서 연애를 배운다는 생각 자체를 못합니다.

연애를 배운다?

왠지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겁니다. 연애뿐만이 아니라 모든 관계에서 말이죠. 현시대는 관계보다는 연결을 더 선호합니다. 필요에 따라 앱에 접속하듯이 사람과의 관계도 편의성이 중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애라는 깊은 감정의 공감과 공유라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관계의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으니까, 관계를 배운다는 건 더 고지식하게 들릴 겁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안 배웠기 때문에 배워야 하는 겁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에 다시 배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몸에 밴 습관대로 행동할 테니까요. 그러면 연애는 누군가의 희생으로만 유지될 뿐입니다.

그래서 관계를 배우고 공부해야 합니다. 연애를 책으로 배운다고 비웃을 때가 아니라, 책으로라도 배워야 합니다.

내담자: 그래서 연애를 책으로 배우라는 거예요?

상담사: 네, 맞아요.

내담자: 근데 전에 비슷한 책을 본 적은 있는데, 이해가 잘 안되던데요. 시간도 없고….

상담사: 책이 어렵다면, 상담을 권유하고 싶네요. 비유하면 몸 만들 때 집에서 혼자 하는 것보다는 PT를 받는…

내담자: 아, 상담은 좀……

상담사: 음… 그러면 혹시 원하시는 게 있을까요?

내담자: 포인트만 딱 짚어서, 한방 같은 거 있을까요?

연애는 다른 관계보다 더 많은 감정의 에너지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더 많이 알아야 하고 배워야 합니다. 경험은 한계가 존재합니다.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방법이 책입니다. 그래서 책을 많이 추천합니다.

책만 본다고 모든 게 해결되거나 완벽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최소한 지금보다는 나아질 겁니다. 이는 같은 고통을 반복하고 같은 상처를 주는 것을 끊어낼 수 있는 분명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원인을 몰라서 그냥 지나쳤던 문제들이, 이제는 머릿속에 하나둘씩 단서가 떠오르면서 정리가 될 겁니다. 그렇게 차근차근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나가면 됩니다.

책도 한계는 있다?

책은 단서를 보여줄 뿐, 직접적으로 가르쳐 주지는 못합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게 상담입니다. 혼자서 운동하다 보면 정체기가 오고, 부상도 당하면서 오히려 몸이 더 안 좋아지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PT가 필요합니다.

그전까지는 연애에 관련된 책을 보지 마시고, 관계에 대한 책을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관계가 많이 어려운 사람이라면, 대인관계의 기술 같은 책보다는 공감에 대한 책을 더 추천합니다. 연애는 기술의 영역이 아니라 마음과 감정의 영역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필살 협상법(?)같은 기술을 쓰며 연애할 거 아니잖아요?

항상 긴장하며 종합격투기 시합하듯이 연애한다면 금방 에너지를 소비하고 지치게 됩니다. 그러면 연애가 금방 끝나 버리죠. 우리는 머리싸움에 눈치 싸움 하면서 힘들게 연애하는 게 아니라, 숨 쉬듯 편하게 연애하고 싶은 거 아닌가요?

그래서 더 배워야 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가장 높을 때가 언제일까요? 결혼하고 아이 낳고 점점 세월을 맞아가면서 상대방 때문에 힘들고 돈 때문에 짜증 나는 시간을 견뎌 내는 건, 연애에서 행복했던 추억이라고 합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멋있었던 순간이니까요.

지금 그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도 모자란 그 시간을! 별다른 의미도 없이 낭비하는 시간으로 보내 버린건가요? 10년 뒤, 당신은 지금을 어떻게 추억할 건가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친구에게 연애 문제에 대한 조언을 구하지 마세요. 친구는 위로가 되어줄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해결책을 주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답은 친구에게 없습니다. 그 시간에 상대방과 진솔하고 솔직히 대화를 하세요. 모르면 모르겠다고 알려달라고 물어보세요. 답은 친구가 아닌 상대방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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