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칼럼9] 재회 주도권을 갖는 법

주도권이 뭐야?

연애에서 주도권이라고 하면 대부분 밀당을 떠올리시는 분이 많을 텐데요, 그러나 재회에서 말하는 주도권과 연애에서 말하는 주도권은 다릅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재회 주도권이 무엇인지, 연애 주도권과는 무엇이 다른지 한번 이야기해 보죠.

연애할 때 주도권 싸움(?)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이 있죠? 이를 비유하면, 연애는 서로 다른 사람이 배를 타고 항해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가고 싶은 목적지는 있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래서 어디로 가야 할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대한 의견 충돌이 발생합니다. 심각하면 갈등이나 진짜 싸움이 되겠지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보이는 섬마다 들렀다가 가기를 바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정말 보고 싶었던 돌고래 떼를 찾으면서 항해하기를 바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서로가 가고 싶은 방향이 다르니까, 서로 대화하고 조율하면서 문제없이 항해해야겠죠? 이 배에는 두 사람 밖에 타고 있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모든 사람이 서로 대화하고 맞춰가는 것을 바라지 않아요. 어떤 사람들은 배의 항해 노선을 자기가 정하고 싶어 해요. 목적지에 문제없이 도착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주도권을 잡는 게 훨씬 더 낫다고 판단하는 거죠. 물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통제 욕구가 강한 사람일 수도 있고요. 아무튼 연애에서는 이런 주도권 싸움이 번번하게 일어나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연애에서 주도권 싸움을 해야 하는 관계를 선호하지는 않아요. 이게 건강한 연애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이런 눈치, 머리싸움을 해야 한다는 게 정말 피곤하거든요. 이건 생활양식 혹은 라이프사이클과도 관련이 깊죠. 하루에 18시간 이상을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런 주도권을 얻기 위해 사용할 에너지가 없거든요. 그냥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상황으로 공유하면서 그 안에서 서로 조율하는 게 감정 낭비도 없어요. 그리고 주도권 싸움하지 않는 대신에 그만큼 남는 에너지를 활용해서 상대방이 좋아하는 행동을 하나 더 하는 게 서로에게도 좋고 더 건강한 관계잖아요? 밀당도 같은 생각이지요.

다만, 썸단계에서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서로의 호감을 더 극대화하기 위해서 어느 정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밀당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서로가 강하게 이끌리고 호감이 상승하는 게 이상적인 관계이긴 하죠. 그래서 우리는 밀당이 필요 없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썸 타면서 확인하는 거잖아요? 밀당으로만 호감을 계속 이어가야만 하는 연애라고 한다면, 진짜 나의 감정을 계속 숨겨야 하는데… 그건 참 슬픈 일이죠.

재회 주도권은 뭐야?

그런데 재회는 다릅니다. 일단 헤어졌으니까, 연인 관계는 아닙니다. 또한 서로가 호감을 키워가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밀당하는 썸단계도 아닙니다. 이별의 상태라는 건, 서로가 더 이상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며, 아직 그런 감정이 남아있다고 하더라도, 그 마음을 정리하는 단계이죠. 사랑이나 호감, 관심은 사라지고, 미안함과 고마움, 정과 같은 시한부 감정만 남아있습니다. 즉, 용건이 없는 이상 연락하는 관계가 아니라는 거죠. 이렇게 서로 남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별입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이별 통보를 했지만, 당신은 헤어지고 싶지 않다는 것에서 문제가 발생해요. 일단 제정신이 아니고 머리도 엄청 혼란스럽고 감정도 너무 불안하겠죠. 이 감정 상태를 정리해서 말해보면, 상대방은 이별의 감정이고, 당신은 썸의 감정입니다. 이 말의 의미는 당신에게 관심이 없는, 혹은 당신을 싫어하는 사람을 유혹해야 한다는 것이죠.

배에서 내린 상대방과 다시 태우려는 당신 사이에서 도망자와 추격자의 싸움이 일어납니다. 다시 배에 태우려면 이 관계의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어야 할까요? 당신이 어떻게든 주도권을 가져야만 합니다. 만약 당신이 상대방에게 주도권을 손에 쥐여주면 어떻게 될까요? 곧바로 버릴 거예요. 마음에 안들어내 내린 배에 다시 탈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당신이 재회 주도권을 가져야 합니다.

헤어졌는데 주도권을 어떻게 갖지?

맞습니다. 헤어진 사이에서 주도권을 갖는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관계가 끝났는데 어떻게 주도권을 갖는다는 말이지?” 그러면 생각을 다르게 바꿔볼까요? 반대로 관계가 단절되지 않았다면,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 되겠죠? 물론 이게 쉽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불가능한 것도 아니죠. 퇴사한 회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썸을 탈 때나 연애 초반에는 서로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 서로 머리 아프게 작전을 펼쳤겠지만, 이별 상황에서는 이 관계가 부담스럽지도 않고 미안하지도 않은 적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주도권을 잡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잘 헤어지고 좋은 관계로 남아야만 하는 겁니다.

따라서 재회 주도권을 잡고 싶다면, 좋은 이별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관계로 남아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어요.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의 생일에 보내는 당신의 축하 문자를 영원히 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길거리에서 당신의 그림자만 봐도 뒤돌아서 도망갈 테죠.

주도권의 사전적인 의미는 ‘주동적인 위치에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권리나 권력’을 말합니다. 그래서 재회를 하고 싶은 사람이 주동적인 위치에서 관계를 끌고 가야죠. 따라서 주도권은 항상 재회하려는 사람이 가져야 합니다. 만약 주도권을 잃어버리거나, 상대방에게 맡겨버리면, 재회는 운에 맡겨야 합니다. 재회 주도권이 없으니까, 무엇을 어떻게 해야 그렇게 상대방으로부터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과연 어떻게 될까요? 올까요?

주도권이 없는 공백기?

주도권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백기와 연결해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주도권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게 공백기이기 때문입니다. 재회에서 말하는 공백기는, 상대방이 연애에서 안 좋았던 기억과 감정이 사라지고 미화되기를 기다리는 시간도, 신뢰를 얻기 위한 시간도 아닙니다. 다음 행동을 하기 전까지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기간입니다.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닙니다.

다음 단계가 상대방에게 부담이 되는 게 아니라 조금은 궁금한 사람이 되도록 만들어주는 암시를 만들어줘야죠. 그래야 당신이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처음 드는 생각이 “갑자기 왜 이러지?” 가 아니라,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가 되어야 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아닌 궁금증이 먼저 들도록 해주기 위해서는 주도권을 갖고 그 주도권을 적절하게 잘 사용해야 재회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도권은 단독으로 행사할 수 없습니다. 주도권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과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상대방의 감정을 적절히 이용해야 하는 것이죠.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이별 후 그냥 공백기를 갖다가 상대방 생일에 연락하는 게 주도권은 아니니까요. 그냥 기다리기만 하는 공백기는, 재회에서 가장 마지막에서도 마지막에 쓰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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