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외로움을 달래는 새로운 방법

최근 한국의 20-30대 사이에서 과거 2000년대 초반에 잠깐 유행했던 ‘역할대행 서비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불안감으로 연애를 포기한 청년들이 시간당 6만원에서 10만원을 내고 가짜 연인과의 시간을 구매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현대 사회의 외로움과 관계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는 사회적 현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본에서 먼저 정착된 이 서비스가 한국으로 건너와 새로운 형태의 ‘외로움 경제’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부활한 역할대행, 왜 지금일까?

과거 2000년대 초반 잠시 성행했던 역할대행 서비스가 최근 2-3년 사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15년부터 쏠메이트를 운영해온 박서연 대표는 “초기인 10여 년 전과 비교할 때 역할 대행 서비스 수요가 지난 몇 년 새 급증했다”며 “주로 프리랜서로 채용하는 고용 인력도 5~6배가량인 60여 명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경제난과 사회 불안으로 인해 연애를 포기한 청년들의 외로움이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인간관계 형성이 어려워진 점도 한 몫 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이른바 ‘외로움 경제’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서비스의 실제 모습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역할대행 서비스는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렌트미미와 같은 업체에서는 “렌탈여친”, “데이트대행”, “애인대행” 등의 서비스를 고객 맞춤형 시스템으로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주로 말동무, 식사 동반, 일회성 데이트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서비스 이용자들은 단순히 외로움을 달래는 것을 넘어 연애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데이트 연습이나 사회적 상호작용을 학습하는 목적으로도 이용하고 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대인관계 형성의 어려움을 반영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일본에서 시작된 트렌드, 한국으로의 확산

이러한 서비스는 일본에서 먼저 본격화되었다. 일본의 렌탈 여친 서비스는 2012년부터 유행하기 시작해 현재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일본에서는 한 시간에 약 5-6만원, 이후 한 시간마다 약 3만원이 추가되는 요금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인기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도 한다.

일본의 사례에서 주목할 점은 서비스 이용자들의 목적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단순한 데이트뿐만 아니라 고민 상담, 함께 밥 먹기, 영화 보기, 청소하기, 산책하기, 강아지 돌보기 등 다양한 활동이 포함된다3. 특히 30-40대 남성들이 주요 이용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연애 목적보다는 고민 상담을 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서비스의 한계와 우려점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에는 여러 우려점이 존재한다. 일본의 경우 신체접촉 금지, 숙박업체 데이트 금지, 집으로 초대 금지, 개인 연락처 교환 금지 등의 엄격한 규칙을 두고 있지만,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성매매로 유인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또한 서비스가 끝나면 즉시 사무적인 태도로 돌변하는 상황은 이용자들에게 심리적 충격을 줄 수 있다. 일본의 한 사례에서는 6시간 데이트 후 “렌탈 여친 서비스가 끝났습니다”라며 약 30만원의 요금을 청구받은 남성이 “환상에서 깨어났다”고 표현했다.


MZ세대의 외로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은 MZ세대가 경험하는 외로움에 있다. 노리나 허츠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특임교수는 현대 사회에서 외로움이 사회적 연결과 관계의 단절에서 비롯되며, 특히 스마트폰의 사용이 이러한 외로움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의 젊은 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로 성장했지만, 역설적으로 실제 대면 관계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능숙하게 소통하지만 오프라인에서의 깊은 인간관계 형성에는 미숙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역할대행 서비스는 안전한 연습의 장이자 일시적 위안의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


진짜 관계 vs 가짜 관계

역할대행 서비스가 제공하는 것은 결국 ‘가짜 관계’다. 하지만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순간만큼은 진짜처럼 느껴질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서비스가 진정한 관계 형성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지, 아니면 오히려 현실 도피의 수단이 되어 진짜 관계 형성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지에 있다.

일본의 렌탈 여친으로 일했던 한 여성은 약 1,000명 이상의 다양한 고객들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녀의 경험에 따르면 고객들은 단순한 데이트보다는 고민 상담을 원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는 현대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성적 만족이나 로맨스가 아닐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건강한 관계를 위한 조언

외로움을 인정하는 용기

먼저 외로움을 느끼는 것 자체를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현대 사회에서 외로움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현상이다. 중요한 것은 이 외로움을 어떻게 건설적으로 해결해 나가느냐는 것이다.

역할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 자체를 비난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것이 임시방편일 뿐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진정한 관계는 서로의 진실한 모습을 받아들이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형성된다.

진정한 관계 형성을 위한 단계

실제 관계 형성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고려해볼 수 있다. 먼저 자신의 관심사와 취미를 통해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 동호회, 클래스, 봉사활동 등은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한 온라인에서만 소통하던 습관을 벗어나 오프라인에서의 대화 기술을 연습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가족, 친구들과의 대화 시간을 늘리고, 작은 모임부터 시작해서 점차 사회적 상황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적 관점에서 바라본 해결책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이 문제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전통적인 사회적 연결고리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지원 시스템이 필요할 수 있다.

직장에서의 워라밸 문화 정착,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 조성 등이 장기적으로는 외로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역할대행 서비스의 유행은 우리 사회가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역할대행 서비스의 부상은 현대 사회의 외로움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현상이다. 시간당 6만원에서 10만원을 지불하고 가짜 연인과의 시간을 구매하는 것은 분명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비판하기보다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 원인을 이해하고 건설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로움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중요한 것은 이 외로움을 일시적으로 달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인간관계를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역할대행 서비스가 임시적 위안을 줄 수는 있지만,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진짜 관계다.

현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관계 형성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이유는 없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점차 진정한 관계의 기술을 익혀나간다면, 언젠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진짜 사랑과 우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외로움을 느끼는 모든 이들에게 용기를 내어 한 걸음씩 나아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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