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칼럼18] 연애에서 주의해야 할 착취의 덫(사랑이라 쓰고 폭력이라 읽는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연애라는 이름으로 종종 일어나는 ‘착취’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사랑은 아름답고 행복한 감정이지만, 한편으로는 아픔과 상처를 동반하기도 하죠.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걸 내어주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럽지만, 이것이 지나치면 착취로 변질되는 경우가 있어요. 내 사랑이 결국 상대의 이기심을 채우는 도구가 되어버리는 슬픈 일 말이에요. 건강한 사랑의 기준이 흔들리는 순간, 우리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리곤 합니다.

마음을 짓누르는 정서적 착취

연애에서 일어나는 착취는 여러 형태로 나타나요. 그중 가장 많은 것이 바로 정서적 착취예요. 내 감정에 호소하면서 상대를 조종하고 통제하려 드는 거죠. “너 없인 못 살아”, “너만 보면 힘이 나” 같은 말로 연인을 붙잡아두고, 내 요구에 무조건 응해주길 바라는 것. 때론 자해나 자살로 위협하면서까지 상대를 죄책감에 빠트리기도 해요.

“내가 이렇게 힘든 건 다 너 때문이야.”
“나 너무 불안해. 매일 연락해줘.”
“앞으론 나만 생각하고 나만 바라봐 줘.”

언뜻 보면 간절한 사랑의 표현 같지만, 그 근간에는 상대방의 삶을 지배하려는 욕구가 도사리고 있어요. 자신의 결핍과 불안을 상대에게 채우려 하면서, 결국 상대의 에너지를 빼앗는 거죠.

정서적 착취의 이면에는 늘 통제욕과 지배욕이 숨어 있어요. 자신의 불안과 욕구를 상대에게 전가하면서, 상대를 지배하고 싶어 하는 거예요. 사랑의 이름으로 포장되지만 사실은 상대방의 정신적 에너지로 자신을 채우고 있는 셈이죠. 이런 관계는 결코 건강할 수 없어요. 사랑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과정이 되어야 하니까요.

관계를 불평등하게 만드는 유형별 착취

정서적 착취 외에도 여러 유형이 존재해요. 경제적 착취가 대표적인데, 이는 돈이나 물질적 자원을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행위를 말해요. “사랑한다면 당연히 내 돈도 네 돈이지”라는 식의 논리로 상대의 재산을 취하는 거죠.

“나한테 쓰는 돈이 아까워?”
“네가 나 사랑하는 거 맞아? 그럼 내가 갖고 싶은 거 사줘.”

사랑과 물질을 동일시하는 이런 태도는 결국 상대방을 ‘제공’하는 존재로 전락시켜요.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더더욱 관계가 종속적으로 흘러가기 쉽죠.

또 다른 유형으로는 시간과 에너지의 착취가 있어요. 상대방의 삶을 무시한 채 늘 내 곁에 있길 강요하는 것. “너는 나만 바라보고, 나만 사랑해야 해”와 같은 메시지로 상대의 세계를 좁히는 거예요. 이는 은연중에 두 사람의 관계를 불평등하게 만들어요. 한 사람은 끊임없이 주고, 다른 한 사람은 그저 받기만 하는 일방적 관계로 굳어지는 거죠.

“주말에 친구들이랑 약속 있다고? 넌 내가 중요하지 않아?”
“난 네가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건 언제든 할 수 있잖아. 지금은 나한테 좀 더 신경 써줘.”

사랑하는 사람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상대방의 다른 관계와 영역을 , 심지어 정체성마저 지워버린다면 그건 결코 건강한 사랑이 아니에요. 진정한 사랑은 둘의 세계를 함께 넓혀가는 과정이 되어야 하니까요.

자아를 포기하지 않는 연애

이런 악의 고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무엇보다 ‘나’라는 존재를 잃지 말아야 해요. 사랑에 빠지면 자신을 상대에게 맞추고, 심지어 상대를 위해 나를 희생하는 게 미덕인 양 여기곤 하죠.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두 사람이 각자의 색을 잃지 않고 함께 어우러질 때 완성돼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나를 버리는 순간, 우리는 이미 덫에 걸린 거예요. 내 시간, 내 생각과 감정, 내 꿈과 목표를 지킬 줄 아는 당당함이 필요해요. 오직 온전한 나로 존재할 때, 우리는 진정 평등하고 건강한 사랑을 이룰 수 있으니까요.

상대에게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면, 잠깐 거리를 두는 것도 좋아요. 연인과 떨어져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말이에요. 내가 정말 원하는 것, 내가 지켜야 할 것들을 돌아보세요. 사랑할수록 ‘나’를 잃지 않는 연습, 어떤 상황에서도 내 자아를 지켜내는 태도를 잊지 마세요.

혹시 지금 내가 누군가에게 휘둘리고 있진 않나요? 상대의 요구에 나를 끊임없이 맞추려 하고 있진 않은지요. 내 삶의 주도권을 상대에게 넘기고 있다면, 이건 착취당하고 있다는 적신호예요. 사랑받고 싶은 마음에 나를 학대하도록 놔두지 마세요. 진정 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내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줄 거예요.

물론 반대로 내가 누군가를 착취하고 있는 건 아닌지도 돌아봐야 해요.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에게 나만을 요구하진 않았나요? 내 욕구를 채우기 위해 상대를 이용하진 않았었나요? 만약 그런 모습이 있었다면 용기내어 인정하세요. 그리고 사과하고 변화하려는 노력을 시작하세요.

연애에서 상처 주지 않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선 ‘경계’가 무엇보다 중요해요. 내 마음과 영역, 그리고 상대방의 그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존중하는 태도 말이에요. 서로의 경계를 넘나들되 침범하진 않는, 그런 사랑을 향해 우리 함께 나아가 보아요.

사랑은 서로를 이롭게 하는 과정이에요.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착취하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일이 되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할 줄 알아야겠죠. 나를 온전히 아끼고 보듬을 때, 우리는 비로소 상대방도 그렇게 대할 수 있게 돼요.

연인에게, 그리고 내 자신에게 묻습니다. “지금 이 사랑이 우리 둘 다를 성장시키고 있나요? 혹시 어느 한 쪽을 소모하고 있지는 않나요?”

연애가 고민이라면 언제라도 도움을 요청해 주세요. 당신의 행복하고 건강한 연애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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