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칼럼36] ‘사랑의 삼각형 이론’으로 바라본 연애는?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연애주치의 연애in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연애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듣게 됩니다. 모두 다른 상황이지만 핵심적인 문제만 보면 하나의 사례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은 모두 다르지만요. 그래서 성격심리학자들은 지구의 수십억명의 사람 중 같은 성격은 한명도 없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사람을 어떤 특정한 유형을 분류할 수 없다는 말이죠. 그렇지만 인간의 호기심과 탐구심은 계속 관찰하고 연구해서 하나의 이론을 만들고 싶어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은 열망은 그 무엇보다 가장 강렬합니다.

오늘 이야기할 사랑의 삼각형 이론도 그렇습니다.

최근에 만난 한 내담자 분은 장기 연애 끝에 이별을 겪고 이런 질문을 던지셨죠.

“사실 뜨겁게 사랑에 빠졌던 순간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유대감은 있었지만, 항상 어색하고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우리 사이가 진짜 사랑이었을까요? 아니면 그냥 편한 친구 사이였던 걸까요?”

연인 관계에서 사랑의 존재와 형태에 대해 고민하는 내담자의 모습에서 문득 ‘사랑의 삼각형 이론’이 떠올랐습니다.

사랑의 삼각형 이론: 세 가지 사랑의 구성 요소

사랑의 삼각형 이론은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Sternberg)가 1986년에 발표한 이론입니다. 이 이론의 핵심은 사랑이 친밀감(intimacy), 열정(passion), 헌신(commitment)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친밀감은 사랑하는 관계에서 경험하는 가까움, 유대감, 연결성 등을 일컫습니다. 연인 간에 느끼는 따뜻함,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 감정을 공유하는 것 등이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죠.
구체적으로는 상대방의 행복을 바라고, 상대를 존중하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믿음, 상대방과 자신의 일상을 함께 나누는 것 등으로 표현됩니다.

두 번째 요소인 열정은 사랑 관계에서 나타나는 강한 감정적, 신체적 흥분 상태를 의미해요. 연인에 대한 로맨틱한 감정, 신체적 매력, 성적 욕구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죠. 열정은 특히 사랑에 빠졌을 때의 강렬한 감정, 상대방에 대한 갈망, 함께 있고 싶은 열망 등으로 표출됩니다.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 사람은 상대를 볼 때 가슴이 두근거리고, 흥분을 느끼게 되죠.

마지막 요소인 헌신은 사랑하는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의지와 결심을 뜻합니다. 단기적으로는 특정 상대를 사랑하기로 결정하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그 사랑을 지속하려는 약속을 의미하죠. 연인과 힘든 순간도 함께 견디어 내고, 서로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바로 헌신심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어요.

세 요소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8가지 사랑의 유형들

스턴버그는 사랑의 삼각형을 이루는 세 요소가 다양한 형태로 결합하면서 각기 다른 유형의 사랑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합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의 8가지 사랑의 유형이 존재하는데요.

좋아함(Liking)

친밀감만 있는 사랑의 형태로, 흔히 친한 친구 사이에서 경험하는 감정 상태를 일컫습니다. 서로에 대한 깊은 유대감과 이해는 있지만, 강렬한 열정이나 영원을 약속하는 헌신은 부재하죠. 안정적이고 편안한 관계이기는 하나, 사랑으로 발전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열렬한 사랑(Infatuated Love)

열정 요소만이 지배적인 사랑의 형태입니다. 흔히 ‘첫눈에 반한 사랑’으로 묘사되곤 하는데요. 상대방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하고 신뢰도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로지 강렬한 감정에 휩싸여 빠져드는 거죠. 친밀감과 헌신이라는 토대가 부재한 만큼, 쉽게 무너질 수 있는 불안정한 사랑의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공허한 사랑(Empty Love)

안타깝게도 연인 관계에서 친밀감과 열정은 사라지고 오직 헌신만이 남은 경우도 있습니다. 사랑 감정은 식어버렸지만 의무감이나 책임감 때문에 관계를 이어가는 것인데요. 장기 연애나 결혼 생활에서 종종 발생하곤 하는 이런 공허한 사랑은 피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문제이기도 합니다.

낭만적 사랑(Romantic Love)

친밀감과 열정이 결합된 형태의 사랑입니다. 상대방에 대한 깊은 유대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뜨거운 설렘과 열망까지 더해진 상태인데요. 연인들이 연애 초기에 느끼는 황홀하고 행복한 감정을 잘 나타내 줍니다. 다만 상대방과의 미래를 약속하는 헌신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네요.

우애적 사랑(Companionate Love)

깊은 친밀감과 헌신으로 맺어진 사랑의 형태로, 주로 오랜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 나타납니다. 함께 살아가며 쌓아온 끈끈한 정서적 유대감과 굳건한 신뢰가 바탕이 되는데요. 세월 속에서 열정은 사그라들었을지 모르지만,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만큼은 변함없이 간직하고 있죠.

얼빠진 사랑(Fatuous Love)

충분한 시간을 갖고 상대방을 이해하려 노력하기도 전에, 격정적인 열정과 성급한 헌신으로 똘똘 뭉친 사랑을 일컫습니다. 마치 연애 감정에 눈이 멀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얼빠진 사랑’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요. 친밀감이라는 기반이 부실한 만큼, 관계가 오래가기 어려울 수밖에 없겠죠.

성숙한 사랑(Consummate Love)

친밀감, 열정, 헌신의 세 요소가 이상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사랑의 궁극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꿈꾸는 로맨틱하면서도 성숙한 사랑의 모습인데요. 세 요소가 균형 잡힌 튼튼한 삼각형의 형상을 하고 있죠. 현실에서 쉽게 도달하기는 힘들지만, 모든 연인이 지향해야 할 사랑의 이상향이라 할 만합니다.

사랑 아님(Nonlove)

사랑의 구성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친밀감, 열정, 헌신이 모두 결여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일상에서 맺게 되는 대부분의 피상적인 만남이 이에 해당하는데요. 깊이 있는 감정 교류 없이 스쳐 지나가는 무미건조한 관계의 양상을 보이죠.

내담자의 사례를 통해 본 ‘불균형한 사랑의 삼각형’

자, 그렇다면 글 도입부에서 소개해 드렸던 내담자 분의 사연으로 다시 돌아가 볼까요? 내담자 분은 긴 시간을 함께 보내며 깊은 유대감과 끈끈한 신뢰를 쌓아 왔습니다. 하지만 정작 두 사람 사이에 뜨겁게 타오르는 열정은 좀처럼 느껴지지 않았다고 하네요. 친밀감과 헌신의 수준은 높은 데 비해 열정 요소가 현저히 부족한, 다소 기울어진 모양의 사랑의 삼각형이었던 셈이죠.

앞서 살펴본 8가지 사랑의 유형 중에서 따지자면 ‘우애적 사랑’의 형태와 가장 유사해 보입니다.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동지애 같은 감정은 분명 존재하지만, 연인으로서 느껴야 할 강렬한 사랑의 감정은 이미 많이 사그라진 상태인 거죠.

이 내담자 분의 경우, 연애 기간 동안 사랑보다는 우정에 가까운 감정만을 키워 왔던 것이 근본적인 문제였던 것 같아요. 사랑의 삼각형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지 못한 채, 특히 열정이라는 요소가 취약한 상태로 관계를 유지해 오다 보니 어느 순간 허전함과 공허함을 느끼게 된 거죠. 결과적으로는 삼각형의 한 축이 무너지면서, 이별이라는 안타까운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사랑의 삼각형으로 고민하고 점검하는 연애

그렇다면 우리는 이 사랑의 삼각형 이론을 연애에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까요?

무엇보다 이 이론은 행복하고 건강한 사랑 관계의 조건이 무엇인지 잘 보여줍니다. 바로 세 요소 간의 안정적인 균형이 바로 그 열쇠인데요. 어느 한 요소가 지나치게 강하거나 약해서는 곤란하고, 세 가지 힘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뤄야 이상적인 사랑에 다가갈 수 있다는 거죠.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사랑의 삼각형 이론은 우리 연애를 진단하고 점검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어 줍니다. 나와 연인이 만들어가는 사랑의 삼각형은 지금 어떤 모습인지, 어떤 요소가 부족하거나 과하게 발달해 있는 건 아닌지 꼼꼼히 살펴보는 거예요.

만약 우리 관계에 친밀감이 부족하다면 연인과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열린 마음으로 듣고, 내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 노력해 보는 겁니다.

반대로 열정이 식어가는 것 같다면, 둘만의 로맨틱한 데이트를 기획하고 스킨십을 늘려보는 것도 좋겠죠. 가슴 두근거리는 설렘을 다시금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거예요.

혹시 서로에 대한 헌신과 약속이 흔들리는 것 같다면, 연인과 함께 앞으로의 미래를 그려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5년 후, 10년 후 우리의 모습은 어떨지, 서로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 줄 수 있을지 진지하게 상상하고 이야기 나누다 보면 헌신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이런 노력을 통해 단번에 완벽한 사랑의 삼각형을 만들어내긴 힘들 겁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서로의 감정을 쌓아가고 다듬어가는 과정 자체가 결코 순탄치만은 않으니까요. 하지만 포기하지 말고 차근차근 노력해 나간다면, 우리 사랑의 삼각형은 어느새 한층 단단하고 아름다운 형태로 진화해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나만의 사랑의 삼각형 그리기

사랑하는 연인 여러분, 오늘 소개해 드린 사랑의 삼각형 이론은 어떠셨나요? 연애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으셨기를 바랍니다.

사실 이 이론이 절대적인 해답은 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에게 사랑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고 노력할 수 있는 계기는 되어 줄 거예요. 나와 연인이 함께 만들어가는 사랑의 삼각형, 지금 어떤 모습인가요? 어떤 부분이 더 키워지길 바라고, 어떤 부분은 덜어내고 싶은지 연인과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추천합니다.

우리 각자가 이상적으로 그리는 사랑의 삼각형은 모두 다를 거예요. 그 모양과 크기가 어떻든, 우리 나름의 방식으로 조화로운 균형을 이뤄가려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너무나 소중하다는 걸 잊지 마세요.

완벽한 사랑의 삼각형을 완성한다는 건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수 있어요. 하지만 연인과 함께 노력하는 그 시간들이 우리 인생에 얼마나 값진 의미로 남을지 생각해 보세요. 사랑의 삼각형을 그려가는 설렘 가득한 여정 속에서, 우리는 매 순간 성장하고 있을 테니까요.

오늘은 여러분의 사랑의 삼각형을 그려보면 어떨까요? 내 마음에 자리 잡은 연인과의 추억들, 서로를 향한 애틋한 감정을 떠올리면서 스케치해 보세요. 여러분의 추억과 감정에 따라서 사랑의 삼각형의 크기도 달라질 거예오늘은 여러분의 사랑의 삼각형을 그려보면 어떨까요? 내 마음에 자리 잡은 연인과의 추억들, 서로를 향한 애틋한 감정을 떠올리면서 스케치해 보세요. 여러분의 추억과 감정에 따라서 사랑의 삼각형의 크기도 달라질 거예요.

사랑의 삼각형 이론에 대해, 혹은 연애의 다른 고민들에 대해 더 이야기 나누고 싶으시다면 주저 말고 연애in을 찾아주세요. 균형 잡힌 아름다운 사랑,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 믿습니다. 여러분의 눈부신 사랑의 여정을 응원하는 마음 변치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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