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칼럼37] 나르시시스트와의 연애 중인가요?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연애주치의 연애in입니다.

몇년 전부터 상담신청서를 보면 한 가지 주제가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어요. 바로 ‘나르시시스트’ 에게 깊은 상처를 받았다는 사연들인데요. 이 분들은 한결같이 ‘이들과의 관계에서 지독한 정서적 학대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르시시스트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요? 오늘은 나르시시스트의 연애에 대해서 함께 알아보도록 할게요.

나르시시즘과 자기애

‘나르시시즘’하면 보통 자기애가 강한 사람을 떠올리죠. 적당한 자신감과 자존감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거예요. 하지만 지나친 자기중심성과 과도한 자기애로 인해 타인의 감정은 무시한 채 자신의 욕구만 채우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특히 이것이 극단으로 치우치면 ‘자기애성 인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NPD)’라는 병적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어요. 나르시시즘 성향의 사람들은 자신을 과대 평가하고, 타인의 찬사에 목말라하죠. 겉보기에는 자신감 넘치고 화려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만성적 공허함과 불안정한 자존감이 도사리고 있어요. 남들이 자신을 인정해주고 숭배해주길 갈망하지만, 정작 타인의 감정은 봐주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나르시시스트의 연애 행동

그렇다면 이들은 연애에서는 어떤 모습일까요? 우리가 흔히 보는 대표적 연애 행동 유형 4가지를 꼽아보았어요.

1. 화려한 겉모습으로 상대를 홀리는 매력덩어리

나르시시스트들은 연애 초반 상대방을 사로잡는 재주가 있어요. 잘생기고 매력적인 외모, 사교적이고 능숙한 말솜씨로 어필하죠. 덕분에 상대방은 그들의 화려한 겉모습에 넘어가 푹 빠지게 됩니다. 나르시시스트들은 이런 반응을 즐기며 상대를 홀리는데 열을 올리죠. 하지만 화려한 겉치레와 달리 그 내면은 텅 빈 공허함 뿐입니다.

2. 과도한 자기중심성으로 상대의 감정은 외면

나르시시스트들은 연인의 말과 행동에 귀 기울이지 않아요. 오직 자신의 욕구와 감정만을 내세우며 상대의 주의를 집중시키죠. 이들에겐 연인의 생각과 감정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요. 오로지 자신을 우선시할 뿐, 상대를 배려하는 법이 없죠. 상대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고, 그렇지 않으면 크게 실망하며 비난합니다.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연인의 모습은 참아내지 못하는 거죠.

3. 비난과 무시로 상대를 깎아내리는 말폭력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땐 나르시시스트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거침없는 비난과 모욕으로 상대방을 깎아내리기 시작하죠. 사소한 트집으로 시작해 점점 강도가 세지는 언어폭력에 시달리다 보면 어느새 자존감은 땅에 떨어지고 무력감에 빠지게 됩니다. 처음엔 “날 이해해줘. 나만 믿으면 돼.”라고 포장하지만, 나중엔 “넌 나 없인 아무것도 아냐. 날 떠나면 안 돼.”라는 협박성 발언으로 관계를 통제하려 드는 거죠.

4. SNS상 행복해 보이는 연인 코스프레

SNS에 올라오는 나르시시스트 연인의 모습은 늘 행복해보여요. 마치 우리가 부러워할 만한 완벽한 연인 행세를 하죠. 화려한 데이트 사진을 자랑하고, 달달한 멘트로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주변 사람들 앞에서는 웃으면서 다정히 팔짱을 끼는 모습도 심심찮게 연출하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허울 좋은 것에 불과해요.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를 주의하라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나르시시스트의 이미지는 외향적이고 화려한 편이에요. 이런 특성을 지닌 이들을 ‘외현적 나르시시스트’라 부르죠. 반면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상대를 조종하는 또 다른 유형이 있습니다. 바로 ‘내현적 나르시시스트’인데요. 이들은 겉으로는 수줍음 많고 소심해 보여요. 처음엔 조용하고 상냥한 인상을 주죠. 하지만 그 내면에는 역시 강한 자기애와 우월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들은 직접적 과시 대신 부드럽게 상대를 휘어잡아요. 은근한 말투로 상대의 희생과 헌신을 유도하는 거죠. 상대방의 죄책감을 불러일으켜 상대를 통제하고 조종합니다. 겉보기엔 차분하고 여려 보여서 나르시시스트로 의심하기 쉽지 않아요. 하지만 은밀한 나르시시스트일수록 독이 더 깊고 위험할 수 있어요. 그들의 치밀한 술수에 말려들면 도망치기 힘들어지거든요.

나르시시스트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그렇다면 이들은 왜 나르시시스트가 된 걸까요? 많은 전문가들은 그 근본 원인을 어린 시절에서 찾곤 해요. 우선 어릴 적 지나친 학대나 무관심을 받고 자란 경우를 들 수 있어요.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아이들은 자존감 형성에 어려움을 겪게 되죠. 내면의 상처와 결핍을 채우기 위해 과도한 자기애로 발전하기도 하는 거예요.

반대로 어릴 때 과잉된 칭찬과 관심 속에 자란 아이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스스로를 과대 평가하고, 특별한 존재로 여기는 습관이 반복되면서 건강한 자아상을 갖기 힘들어지는 거죠. 물론 모두가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보낸 건 아니에요. 지나치게 허용적이고 맹목적인 사랑 속에서 자란 경우도 많답니다.

이 모든 경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건강하고 안정적인 자존감을 기르지 못한 채 성장했다는 점이에요. 내면의 깊은 상처와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그들은 거대한 자기애의 갑옷을 두르게 된 거죠.

착한 나르시시스트? 그런 건 없다

안타깝게도 이런 기대는 버리는 게 좋아요. 이들의 모습은 때론 실로 감동적일 정도로 사랑스러워 보일 수 있거든요. 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사랑과 헌신은 결국 상대방을 얽매기 위한 연막일 뿐이에요. 진정성 있는 감정 표현이 아닌, 자신을 돋보이기 위한 계산된 행동들이죠.

속내를 꿰뚫어 보면 그 이면에는 어김없이 자기중심성과 이기심만이 도사리고 있어요. 세상은 오직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는 그릇된 망상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죠. 따라서 이들에게 타인은 자신의 욕망을 채워줄 대상에 불과해요. 남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소중히 여길 줄 모르는 사람들이랍니다.

덫에서 벗어나려면

만약 내 연인이 나르시시스트라는 의심이 든다면 어쩌면 좋을까요? 피해자들은 대부분 감정의 쳇바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해요. 얼마나 혼란스러울까요.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들은 결코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한 적이 없어요. 그저 자신의 욕구를 채워줄 대상으로 여겼을 뿐이라고요.

이들은 변하지 않아요. 정말로 변하기 위해서는 오랜 상담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나의 사랑과 희생으로 그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 거란 기대는 버리세요. 좀 강하게 말해보자면, 당신이 아무리 애써봤자 소용없다는 걸 명심하시길 바라요. 지금 힘들고 아프시겠지만, 이별을 선택하는 것이 답이에요. 물론 변화를 기대하는 마음, 가능성을 놓고 싶지 않은 마음 충분이 이해하고 존중합니다. 그러나 정말 쉬운일이 아니랍니다. 만약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삶의 의욕을 잃을 만큼 괴로운 상황이라면 더는 망설이지 말고 그 관계에서 벗어나는 결단을 내리세요.

그 바닥이 없는 늪에 점점 빠져들어간다면 좋은 상담사를 만나 마음의 짐을 나누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상대방의 그늘에서 벗어나 당신의 삶을 되찾아오는 과정에 따뜻한 지지와 조언을 건네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하세요.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는 일부터 시작해보세요. 그동안 무너졌던 자존감을 하나하나 세우고, 내면의 상처를 보듬어 껴안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당신은 사랑받기에 충분히 멋진 사람이니까요.

비난이 아닌 위로가 필요한 순간

이들의 늪에서 벗어나는 길은 결코 순탄치 않을 거예요. 하지만 포기하지 마세요. 내 안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내 감정을 더 사랑해주세요. 당신은 그 누구보다 빛나는 존재란 사실을 잊지 말기를. 상대방의 거짓된 사랑에 속았던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상처받은 내면의 아이를 꼭 안아주세요. 그 아이는 온전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으니까요.

그 사람에게 받았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아요. 그들이 남긴 깊은 흉터는 한동안 아려오고 쓰라릴 수 있어요. 자신을 원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잊지 마세요. 당신의 삶은 더 이상 누군가에 의해 지배받지 않아요. 이제 내 안에서 우러나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거예요.

상담이 필요하다면 연애in의 문을 두드려 주세요. 여러분 모두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기를, 내면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더 단단히 일어설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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