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칼럼16] 재회상담업체의 대표적인 상술 5가지

이번 시간에는 재회상담업체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영업 혹은 상술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나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마케팅 전략이 아닌 사기라고 느껴지게 됩니다. 저 역시도 비슷한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에 공감합니다. 상담하다 보면 다른 업체에서 상담받다가 화가 나서 싸우고 상담을 그만두신 분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온갖 논리와 협박으로 무장한 재회상담업체를 이기는 것도 환불받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은 당신 입장에서 사기라고 느껴질 만한 재회상담업체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알려드리려 합니다.

1. 재회 골든타임

보통 골든타임이라는 말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일에 많이 사용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메디컬 드라마에서 자주 듣는 말이기도 하죠. 예를 들어 심정지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은 4분입니다. 심장이 뛰지 않으면 혈액 순환이 멈추고, 뇌에 4분 이상 혈액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심각한 뇌 손상을 입거나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골든타임은 어떤 일이나 생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간대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말을 재회상담업체에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재회와 관련된 질문 중에서도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재회의 골든타임은 일주일이라고 하던데요?”

어디서 들었는지는 몰라도 매우 이상한 말입니다. 그러면 헤어지고 나서 몇 년 뒤에 재회하는 일은 없어야 하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몇 년 뒤에 재회하는 일은 일어납니다. 하지만 당신이 바라는 것은 지금 당장의 재회입니다. 그런 당신에게 재회에도 골든 타임이 있다는 말은 청천벽력과 같은 말이죠. 그래서 헤어진 지 며칠을 넘기면 재회가 불가능한 것처럼 걱정합니다. 물론 저는 당신의 걱정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근거가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잊어갈 거라는 두려움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수 있다는 공포
그 사람이 없으면 죽을 것 같은 불안감
다른 사람을 만나서는 행복할 수 없다는 외로움

이런 걱정과 불안들로 인해서 조급하고 답답한 마음이 들겁니다. 그리고 재회가 너무 간절한 당신의 마음을 잘 표현한 말이 바로 골든타임입니다. 그런 당신의 불안감을 더 자극하기 위해서 재회의 골든 타임이 있으며 이 시간을 넘어가면 당신의 존재는 잊힌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빨리 상담을 받지 않으면 큰일날 것처럼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제가 10여 년 전쯤, 탈모 관리 1위 업체에서 무료로 탈모 검사를 해준다고 해서 가서 받아본 적이 있습니다. 두피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면서 지금 관리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처럼 겁을 주더군요. 지금은 어려서 머리숱이 많고 풍성해 보이지만 이대로 몇 년만 지나면 머리숱이 많이 없어질 거라고 말입니다. 지루성 두피염이 있던 저로서는, 혹시나 하고 걱정하던 일이 실제가 된 것이었죠. 그러면서 지금이 골든타임이며 지금부터라도 꾸준히 관리를 하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나니까 정말 몇 년 뒤에는 탈모가 된 모습이 상상되면서 불안해졌습니다. 한번 탈모가 진행되면, 돌아올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나니까 지금 당장의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었습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모발(?)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침착한 사람이 있을까요? 그래서 몇백만 원짜리 풀케어관리코스를 결제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회사에 출근해서 사람들에게 어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더니, 팀원들 모두가 하나같이 ‘상술에 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 나이가 어리고 머리숱도 많은데, 그렇게 비싼 관리를 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었죠. 집안에 탈모인 사람도 없는데, 너무 걱정이 과다하고 말입니다. 만약 제가 그 정도로 탈모가 심해 보였다면, 먼저 병원을 권유했을 거라고 말이죠.

그런데 이미 업체에서 여러 가지 고급(?) 정보들과 시청각 자료로 영업을 당하고 온 저의 입장에서는, 저의 걱정을 몰라주는 팀원들로만 보였습니다. 그래서 살짝 의심되면서 인터넷과 정보들을 찾아보면서, 제가 불안한 마음에 잘 알아보지도 않고 거액을 쓰고 왔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케어받다보면 나중에는 몇십만 원짜리 샴푸도 반강제로 구입하게 된다고 하더군요. 결국 저의 불안감을 극대화해서 고액 서비스 결제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무료 두피 검사는 이 상술을 실행하기 위한 무대였죠. 그 뒤로 바로 환불을 요청했지만, 당연하게도 거절됐습니다.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말이죠. 거절의 이유는 지금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는데, 사장이 환불할 돈이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되도록 관리를 하라고 하더군요. 소비자원에 신고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죠. 오히려 이 일 때문에 머리가 더 빠졌습니다. 그때는 순진한 마음에 ‘1위 업체라는 곳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다시 생각해 보니까, ‘아~ 이래서 1위를 할 수 있었던 거구나’라고 깨달았습니다.

2. 재회 무료진단

재회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무료 진단을 해준다고 하는 재회상담업체가 많습니다. 이것은 마치 10여 년 전, 탈모가 걱정되는 저에게 무료로 두피 검사를 해주겠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곳에서 탈모가 두려워서 몇백만 원짜리 서비스를 그 자리에서 결제했습니다. 그런데 무료 진단이라는 것이 당신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해서 가능성을 알려준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닙니다. 무료 진단은 여러분의 걱정을 키워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연애 상담회사를 개업했을때 무료 진단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무료 진단이 하는 역할은 내담자의 불안을 자극해서 결제를 유도하는 것이라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무료 진단, 무료 상담이 아니라 오로지 좋은 콘텐츠 제작에만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료라는 단어 때문에 회사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거나 혜택을 나눠주려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바라는 도움이 재회의 방법인데, 무료 진단이 알려주는 것은 결제하는 방법입니다.

무료 진단만 받다가 별로라는 생각이 들면 결제 안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TV에서 홈쇼핑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결제하고 후회한 적 있죠? 처음에는 그냥 보고만 있었을 뿐이었는데, 어느새 자리를 고쳐잡고 앱 설치까지 하고 할인도 받으면서 주문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당신은 지금 당장 그 물건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쇼호스트의 언변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결제하게 됩니다.

“이제 몇 개 안 남았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만나보실 수 없어요!”

쇼호스트의 골든타임을 듣게 되면 마음은 조급해지기 시작합니다. 분명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었는데, 저렴하니까 이건 사도 괜찮겠다는 생각, 100% 환불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구매합니다. 쓰다가 맘에 안 들면 환불하려고 했지만, 쓰다 보면 귀찮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도 들어서 환불도 못합니다. 그렇게 홈쇼핑은 매년 승승장구합니다. 쇼호스트 연봉이 괜히 억대가 아니죠. 마찬가지로 무료 진단을 해주고 고액의 상담을 결제시키는 사람의 연봉은 얼마일까요?

재회가 간절한 사람에게 재회 상담 결제를 유도하기가 그렇게 어려울까요? 만약 이게 정말 어려운 일이거나 사람들이 한 명도 결제를 안 한다면 무료 진단을 안 할 겁니다. 회사에 이득이 되니까, 무료 진단 전략을 유지하는 거예요. 당신을 결제시키는 게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당신 스스로 당신의 걱정과 불안에 대해서 다 알려줬으니까요. 그 부분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더 크게 자극해 주면, 미래가 두려운 당신은 지갑을 열게 됩니다. 탈모가 걱정된 제가 가장 두려웠던 것은 돈이 아니라 탈모인 것처럼.

3. 재회상담 추가 결제

일단 재회상담업체에서 무료 진단을 받고 상담을 결제했다고 가정합시다. 이제 끝일까요? 아닙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마치 두피 관리를 받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몇십만 원짜리 샴푸를 구매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두피 관리받는 도중에 상태가 생각보다 더 안 좋다며, 고액의 관리프로그램을 권유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100만 원만 더 추가하면 더 이득이라는 말, 중고차 살 때, 많이 들어보지 않았나요? 분명 아반떼를 사러 갔는데, 집에 올 때는 BMW를 타고 오죠. 그러면서 이 가격에 이 정도면 잘 산 거로 생각합니다.

이것을 마케팅 용어로 업셀링(Upselling) 전략이라고 합니다. 업셀링 전략이란, 고객이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보다 퀄리티가 조금 더 높고 가격이 조금 더 비싼 제품의 구매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반면, 크로스 셀링(Cross-Selling) 전략은 고객이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을 보완할 수 있는 추가 제품 판매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두피 관리를 받고 있지만, 탈모방지용 샴푸를 구매해야 탈모를 막을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것이 재회상담업체의 마케팅 전략입니다.

무료 진단이라는 미끼상품으로 유도하고 결제 의사가 있는 사람을 골라서 결제하도록 하고 그 뒤에 계속 결제를 강요하는 마케팅 전략은 사실 매출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서 정보가 오픈된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문의하는 사람에게만 정보를 줍니다. 탈모가 걱정인 사람에게 무료 진단으로 찾아오게 만든 다음에 설득해서 결제를 유도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업체가 모든 정보를 오픈한다면 당신이 이런 수고스러움을 감당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래서 이런 시스템을 갖춘 업체들의 경우 정보를 비공개하고 따로 문의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상담상품 페이지에 가능한 모든 정보를 오픈하고 있습니다. 금액부터 환불 방법까지 말입니다. 이것은 오히려 우리의 자신감 표현이기도 합니다. 선택은 우리가 아닌 당신의 역할입니다. 급하게 선택을 강요한다면, 오히려 더 신중해져야 합니다.

무료 진단을 위해 여러분이 문의했을 때, 재회상담업체는 당신을 테스트하게 됩니다. 당신이 얼마나, 어떤 수고스러움을 감당할 수 있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근거로 업체는 당신이 얼마까지 결제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고 결제를 유도합니다. 따라서 무료 진단을 하는 업체가 어떻게 고객으로부터 결제를 유도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정보의 비공개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금액과 같은 중요한 정보를 비공개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관심이 있는 대상자만 선택해서 집중하기 위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정보가 다 공개되어 있다면 사람들은 객관적으로 비교하고 판단하려고 할 겁니다. 시간당 비용을 계산하기도 하고 후기나 칼럼 등을 비교하면서 자신에게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떤 제품을 구매하려고 할 때는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구매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충동구매라는 말이 생기지 않았겠죠? 객관적인 정보와 시간이 부족하게 되면 충동구매의 가능성은 커집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이죠.

제가 작년에 급하게 도장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집 근처에 도장집을 찾아봤는데 요즘에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더군요. 그래서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그나마 가장 가까운 곳에 전화했습니다. 가격을 물어봤더니, 일단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대략적인 금액이라도 알려달라고 했더니 도장마다 재질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와서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가서 가격을 물어보니까 3만 원이라고 말을 해주더군요. 처음부터 가격을 말해주면 비싸다고 생각해서 다른 데를 알아볼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죠. 비싸긴 한데 또 다른 곳까지 가기도 힘들고, 사장님과 이런저런 대화하면서 잘해준다고 믿으라고 설득하니까, ‘그냥 할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런 전략을 사용하는 곳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헬스장도 이런 전략을 사용합니다. 전화해서 물어보면 전화로 알려줄 수는 없고 직접 와서 상담받아야 한다고 말이죠. 그러면 이때 한번 둘러보고 설명과 설득을 하면서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헬스장은 환불이 안 되기로 악명이 높죠? 회원권을 등록했더니 다음 날 문을 닫는 일도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고요.

5 재회상담업체의 다크(dark) 마케팅

디지털 상거래 중에 소비자는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 속임수, 즉 서비스 이용자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선택을 하도록 조종당하는 경우을 통상 “다크 마케팅(dark marketing)”이라 할 수 있다. 온라인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에서는 디지털 인터페이스를 악용하여 눈속임을 통해 사용자를 기만하는 일종의 디자인 기법인 ‘다크 패턴(dark pattern)’ 이 다크 마케팅의 대표적인 예이다. 다크 패턴은 서비스를 거부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유발하는 ‘컨펌쉐이밍(confirmshaming)’과 사용자가 특정 서비스에 가입하기는 쉽지만 해제하기는 매우 어렵게 만드는 ‘로치모텔(roach motels)’ 등이 있다. 

 유승철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공정거래위원회에서 2023년 7월 31일, 온라인 다크패턴을 4개 범주, 19개 세부 유형으로 구분한 「온라인 다크패턴 자율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습니다. 온라인 다크패턴 유형 중 관심있게 살펴봐야 하는 것은 ‘압박형’입니다. 다음의 내용들이 압박형에 해당하는 다크패턴입니다. 아래 내용을 잘 참고해서 다크패턴에 당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기를 바랍니다.

반복간섭 : 팝업창 등을 통해 특정 행위를 반복적으로 요구하여 소비자가 그 행위를 하도록 압박하는 행위
감정적 언어사용 : 감정을 자극하는 언어적 표현을 통해 소비자가 특정 행동을 하도록 압박하는 행위
시간제한 알림 : 특정 시간 또는 특정 기간에만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다고 표시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압박하는 행위
낮은 재고 알림 : 재고가 없거나 수요가 높다는 내용을 표시하여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압박하는 행위
다른 소비자의 활동 알림 : 최근 해당 상품을 보거나 구매한 소비자의 수를 표시하여 해당 상품의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압박하는 행위

지금까지 대표적인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 정리해 봤습니다. 이런 것들이 법적으로 사기는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경험을 한 사람들은 사기라고 느껴질 만큼 화도 나고 속상합니다. 왜냐하면 나의 마음을 이용하는 것으로밖에 안 보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런 경험을 한 사람들이 상담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나 혐오감이 생기는 것이 너무 걱정스럽습니다. 그리고 상담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로서, 그전에 심리학을 사랑하고 상담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상담이 사기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고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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