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코스6] 서울 이색 공방 왕십리 데이트(feat.도자기&캔들&금속)

색다른 왕십리 데이트 코스를 소개합니다.

왕십리는 이름이 예스러운(?) 오래된 동네인 만큼 추억과 역사가 많은 곳이며 지하철역으로는 3정거장을 포함하는 꽤 넓은 지역입니다.

그러나 2010년부터는 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어서 상권과 유동 인구가 많은 곳으로 변모했습니다. 주요 상권을 보면, 신당역 중심의 상권과 한양대를 중심으로 하는 대학 상권과 서울숲으로 이어지는 성수동 등 데이트 장소로 접근성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왕십리역을 중심으로 데이트 코스를 소개해 보려 합니다. 이곳에는 다른 곳에서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데이트 코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평소와 다른, 일반적이지 않은 특별한 의미를 만들어주는 데이트를 원한다면 꼭 해보길 권유합니다. 이번 왕십리 데이트의 콘셉트는 ‘연애는 작품으로 기억된다’입니다.

[데이트 위치 리스트]

1. 그 아저씨공방

오늘 왕십리 데이트는 상왕십리역에서 시작합니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이른 시간부터 시작합니다. 먼저 오늘의 데이트를 열어줄 첫 장소는 ‘그 아저씨공방’으로, 도자기 공방입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벌써 피곤한가요? 하지만 여러분이 이 데이트를 충분히 즐길 수만 있다면, 많은 의미로 남을 것입니다.

만약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과 추억을 쌓는 것, 그와 관련된 물건을 소장하는 가치를 알고 있다면, 연인과 무엇이든 같이 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일 겁니다. 이 글을 찾아서 보고 있다는 것이 증거일 테죠. 정반대의 상황이라고 한다면, 이번 데이트 코스는 여러분이 직접 준비해 보라는 압박에 이 글을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 같네요.

자발적이라면, 이번 데이트에서는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 중일까요? 아무튼, 손재주가 없고 만드는 것에도 흥미가 없다면 이 코스는 피하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연인에게 무언가를 같이 만들어가는 경험은 꼭 필요합니다. 상대방이 싫어해도 설득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보통 도자기를 만들어서 어디에 쓸까요? 처음에는 몇 번 물도 마셔보고 자랑도 하다가 나중에는 진열장에 넣어둔 채 먼지만 쌓여갈 겁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만들어야 할 도자기는 자주 사용하지 않더라도 의미를 담을 수 있는 물건이야 합니다. 그래서 술잔이나 술병이 좋습니다. 술은 좋아하는 사람과 오랜 시간을 잔을 부딪치며 의미를 만들어가는 시간이기 때문이죠. 술은 사케라고 가정하고 도쿠리나 술잔을 만들기로 선택합니다.

작품이 완성되었을 때를 생각해서 미리 좋은 술을 준비해 좋아야 합니다. 좋은 술을 먹기 위해 잔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좋은 술이 이미 준비가 되어있고 좋은 잔이 필요한 겁니다. 특별한 술과 어울리는 특별한 술잔을 위한 이야기를 준비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보통 만드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술을 좋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여러분의 애인이 의미를 만들어가는 것을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공략해야 합니다. 친구와의 관계가 중요하거나 칭찬이나 인정 또는 자기중심적인 상황을 즐기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상대방의 지인들을 초대해서 대접하는 상황을 연출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자신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보상이 노력보다 크다고 느껴지면 기꺼이 할 수 있습니다. 가족에 대한 마음은 신경 쓰고 있으나 표현을 못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이 부분을 보상으로 연출해도 좋을 겁니다.

[Homepage]

2. 호갱

그 아저씨공방에서 나오면 2시간 정도 지났을 겁니다. 그러면 이제 식사를 할 시간입니다. 이후 스케줄도 빠듯하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여줍니다. 배도 든든하게 채워줘야 합니다.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이 상대방에 따라서 즐거운 시간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고 지겨운 시간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겁니다. 작품을 만드는 태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텐데요, 상대방의 부정적인 태도라고 할지라도 괜찮습니다. 여러분이 예상했던 반응보다는 나을 겁니다. 일반적으로 도자기 만드는 건 힘들 거라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막상 하고 나면 그렇게 힘들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일단은 어떤 태도라도 모두 다 고생했으니 칭찬해 주면서 맛있게 식사합니다. 다만 이동 거리가 길어서는 안됩니다. 다음 장소가 그 아저씨 공방 근처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5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호갱이라는 퓨전 식당을 소개합니다. 소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근방에서 가장 SNS 맛집이기 때문입니다. 날씨만 좋다면 테라스를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퓨전 식당이다 보니 눈길이 가는 음식 사진도 건질만합니다. 상호와는 다르게 가성비도 좋고 가볍게 술도 한잔할 수 있는 감성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식당의 아이덴티티(identity)와 철학도 공감할 수 있어서 연출을 하기도 좋기 때문에 추천합니다.

[Instagram]


여기에서 분기점이 갈립니다. 오후 일정부터 시작한 연인은 여기에서 오늘 데이트가 마무리될 것이고, 이른 시간부터 시작한 연인은 오후 스케줄이 시작됩니다. 도자기 공방으로 마무리한다면 호갱에서 저녁 식사를 즐기시면 됩니다.

3. 엣홈101

다시 장소를 이동해서 두 번째 공방으로 갑니다. 첫 번째 도자기 만드는 것은 난이도가 있었기에 두 번째 공방은 상대적으로 난도가 낮은 곳으로 선택합니다. 그곳이 엣홈101, 캔들 공방입니다. 호갱에서는 400m, 그 아저씨 공방에서는 270m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도자기 만드는 것을 경험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만, 캔들은 비교적 많은 편입니다. 낯설지 않죠. 도자기는 술이라는 달콤한 보상이 있었다고 한다면, 캔들은 보상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캔들 경험이 있다면 생략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상대방이 도자기 이후 기분이 안 좋다면 이후 일정은 소화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도자기 보상을 강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비슷한 에너지가 소모되는 데이트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 번째 공방에서 캔들을 만들었다면 자주 사용해야 합니다. 집에서도 자주 켜주고 냄새 활용에 적극적으로 사용하도록 해야 합니다. 빨리 사용할수록 필요성과 중요성은 높아집니다. 그리고 의미가 있었다는 합리화의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그런 생각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노력에 대한 인정욕구를 채워줘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의 노력이 일회성으로 끝나면 그 이상의 발전은 어렵습니다.

[Instagram]

4. 챔스빈커피 상왕십리점

엣홈101에서 나오게 되면 마비된 후각도 풀어주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 카페로 갑니다. 챔스빈커피 상왕십리점입니다. 거리는 60m로 매우 가까우며 무엇보다 가격이 아주 매력적인 카페입니다. 가성비만 좋은 것은 아닙니다. ‘로스팅 월드 챔피언’과 ‘드립 커피 한국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은 이 브랜드 스토리는 관심을 갖게 만듭니다. 전국 4개의 매장밖에 없는 희소성도 있습니다. 맛도 준수합니다.

공방 데이트는 추억과 쌓고 작품을 남기는 만큼 비용이 많이 드는 데이트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비용을 아껴줄 필요도 있습니다. 재룟값이 포함되었다고 하지만 공방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여러분이 공방을 이용하는데 비용이 매우 저렴하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둘 사이의 추억도 가치가 떨어지게 됩니다.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고 마지막 공방으로 향합니다.

[Homepage]

5. 셀리앙

마지막 금속 공방입니다. 빠듯한 일정이기에 오후 6시 마지막 클래스에 예약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로 다른 공방이 이렇게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다 보니, 하루에 공방 3곳의 특별한 경험을 갖게 됩니다. 금속 공방은 다른 공방에 비해 호불호가 적습니다. 보통 금속 공방이라고 하면 반지 만들기를 떠올릴 텐데, 그건 일부분일 뿐입니다. 이곳에서 다양한 액세서리나 실용적인 아이템들을 만들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금속 공방이 마지막인 코스인 이유는 커플링 같은 이벤트를 준비했다면 마지막에 공개하는 게 더 감동적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이벤트라고 하는 건, 상대방이 하루 종일 일정도 모르고 따라다니다가 마지막에 커플 반지를 공개하는 것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깜짝 이벤트라고 해도 일정은 사전에 공유가 되어야 합니다.

[Instagram]

6. 제일곱창 본점

왕십리 데이트를 왔으면 그냥 지나치기 힘든 곳이죠. 곱창으로 매우 유명한 식당입니다. 사실 이 근방에는 이곳 말고도 유명한 식당이 많이 있습니다. 마장동의 위엄이 아직 살아있다 보니 한우가 특히 유명합니다. 그러나 오늘 데이트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소고기는 사실 좀 부담스럽습니다. 사실 곱창도 저렴한 음식이 아닌데,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오늘 데이트 코스 마지막으로는 한우보다는 곱창이 더 어울립니다. 맥주보다는 소주가 더 어울리는 데이트입니다. 편하게 한잔하면서 오늘의 경험과 감정을 나누면서 오늘 왕십리 데이트를 마무리합니다.

[Smartstore]

오늘 왕십리 데이트 코스를 잘 따라오셨나요? 여러분의 반복되는 루틴이나 SNS의 유명한 맛집을 쫓는 데이트와는 달리 매우 바쁘고 정신없는 데이트가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또는 무미건조한 삶에서 긴장감과 흥분감을 주는 즐거운 시간으로 기억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 데이트의 주의할 점은 시간분배와 계산을 매우 잘해야 합니다. 모두 예약으로 진행되기에 늦으면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오늘의 콘셉트는 공방 투어가 아닙니다. 여러분은 하루 종일 사랑하는 사람과 무언가를 만들었습니다. 그건 단순히 물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연인과의 다양한 의미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의미는 오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일의 다른 의미를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 술잔을 만들었다면, 다음에는 수제 술(알코올) 공방에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사건은 계속 만들어야 하고 연애는 함께 할 때 더 즐거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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