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 칼럼33] 노컨택(No Contact)이 가장 좋은 재회방법일까?

요즘 ‘노컨택(No Contact)’이라는 재회 방법이 유행인 것 같습니다. 상담할 때마다 이에 대한 질문이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요. 노컨택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왜냐하면 노컨택이 모든 상황에서 좋은 게 아니니까요. 오히려 이런 방법이 재회를 더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해를 돕기 위해서 내담자와 나눈 이야기를 각색해서 풀어볼게요.

(중략)
A: 노컨택을 하다보면 궁금해서 연락이 오지 않을까요?
B: A 님은 지금까지 이별하고 상대방에게 연락한 적 있나요?
A: 이번 연애 말고는 없어요ㅋㅋ 근데 제가 더 성숙하고 매력적인 사람이 되면 연락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B: 그러면 너무 좋겠죠? 그게 어려워서 재회를 못 하는 거니까요.
A: ㅋㅋㅋ맞아요
B: 그런데 상대방의 모든 연락 수단을 차단했잖아요? 상대방에게 그걸 어떻게 알려주죠? 카톡 프사? 인스타?
A: 아~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노컨택하는데, 연락이 없으면 제가 연락하는 거죠!
B: 아~ 그건 노컨택이 아닌데요?ㅎㅎ 그러면 이별하고 공백기 한두달 갖고 연락하는 거랑 어떤 점이 달라요?
A: 좀 다르죠! 공백기는 상대방 마음이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거고, 노컨택은 내 가치를 높이면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는 거죠!
B: 아하~ 그럼 제가 한번 정리해 볼게요! 상대방에게 집착하지 않고 내 생활하면서 내 매력과 가치를 올리면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린다. 그러다가 연락이 오지 않으면 컨택을 한다. 맞아요?
A: 네! 맞는 거 같아요ㅎㅎ
B: 음…. 일단 오해가 있는데요. 공백기는 상대방이 괜찮아지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에요. 상대방 입장에서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이별의 원인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죠.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재회하겠어요? 그래서 사람마다 공백기는 다를 수밖에 없어요. 이별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은 물론 상대방 입장에서 다시 만나고 싶은 만큼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야 하니까요! A 님이 엄청 불안이 심하고 집착이 강해서 상대방을 3년 동안 괴롭혀왔다고 가정해 볼게요.
A: 저기…. 그건 가정이 아닌데요? ㅋㅋ
B: ㅋㅋ아무튼 그런 사람이 갑자기 나 이제 안 그럴 거라고 말하면 믿겠어요? 실제로 그렇게 되지도 않았고요. 또 그 원인을 제거하는데 걸리는 내 기준 시간과 상대방 기준 시간도 다르고요. 또한 실제로 변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잘 전달해야죠. 상대방이 갑자기 연락해서 “네가 많이 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그래서 궁금해서 연락해 봤어”라고 친절하게 대화할 요청하지도 않을 테고 말이죠. 그런데 노콘택은 이걸 기대하는 거 같기도 해요.
A: 어…. 그런 의미라면 공백기랑 노컨택이랑 비슷한 거 같은데요?
B: 그렇죠?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이거 같은데요. 노컨택은 재회가 1순위가 아니라,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데 우선이고 상대방도 마음이 남아있어서 연락이 오면 재회도 가능하다?
A: 그렇지만, 재회도 중요하죠!
B: 그런 거치고는 재회를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 없어 보이는데요?
A: 음… 노컨택은 상대방이 싫어하는 연락이나 행동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철저하게 무관심한 모습을 보여줘서 오히려 궁금하게 만드는 거니까요.
B: 그래서 아까도 물어봤었는데요. A 님은 헤어지고 상대방이 궁금해서 찾아보고 연락한 적 있어요?
A: ㅋㅋㅋ찾아본 적은 있지만 연락한 적은 없죠ㅋㅋ
B: A 님이 말하는 노컨택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겠어요. 그런데 이게 정말 재회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아닌 거 같아요. 사실 노컨택은 재회를 위한 방법이 아니에요. 이별한 뒤에 애인에게 연락하고 의존하는 것에서부터 벗어나기 위한 방법이에요. 다시 말해서 이별의 상실감으로부터 자신을 치유하는 방법. 그래서 자신을 돌보고 취미생활도 하고 자기 계발하면서 이별의 상처로부터 회복하는 방법인 거죠. 물론 이것을 여러 가지 상황에서 사용하고 있는 거 같아요. 재회에서도 이 노컨택을 다른 의미로 사용하고 있고요.
A: 어? 좀 다르네요?
B: 그렇죠? 어쩌면 이것은 기존 재회 상담에 대한 반발일 수도 있어요. 지금 대부분의 재회 상담이 지침 문자를 보내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으니까요. 그리고 지침 문자는 다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지침 문자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문제는 그런 지침 문자를 쓸 수 있는 사람이 됐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거니까요. 지침 문자 한번 보내고 재회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 이후에 대화해야 하는데, 준비된 게 없으니, 대화는 안되고 지침 문자는 써준 거니까 거기에서 더 이어갈 말도 없고…. 그리고 지침 문자를 보내더라도 읽씹이거나 안읽씹이 돼버리면 오히려 괜히 보냈다는 후회만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노컨택이라는 것이 유행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A: 듣고 보니 그런 거 같기도 해요. 사실 지침 문자를 보내고 답장이 와도 그다음에 어떻게 답장하고 대화를 해야 할지를 모르니까 걱정되더라고요. 읽씹이면 보내기 전으로 시간을 다시 되돌리고 싶을 거고요. 톡을 보낸 내 손을 원망할 거 같아요ㅋㅋㅋ
B: ㅋㅋㅋ그렇죠? 이것의 진짜 문제는 내가 정말로 좋은 사람이 되지 않았다는 거.
A: 맞아요. 그냥 그런 척만 할 뿐이죠.
B: 그래서 지금 유행하는 노컨택은 재회 방법이 아니라, 오히려 이별을 잘 받아들이는 방법에 가까운 거예요. 재회하고 싶다면 상대방에게 자신을 변화된 보여주고 쌓인 감정도 읽어서 풀어주고 때로는 설득하면서 재회로 이끌어야하는데…. 그럴 능력이 없으니까 차라리 연락하지 말자는 쪽으로 생각이 흘러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A: 그러면 능력을 키워서 적극적으로 재회를 시도하는 게 낫다는 거죠?
B: 소극적인 것보다는 가능성이 더 높겠죠? 재회를 바라는 사람이 적극적인 태도를 가져야 해요. 상대방이 재회를 바라지 않으니까요. 적극적인 태도라고 해서 막 찾아가고 연락하고 그러는 건 아니고요. 상대방이 나하고 대화하고 싶게끔 해주는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거죠.
A: 그게 어려운 것 같아요. 언제 어떻게 연락해야 할지 모르니까요. 그래서 잘못됐을 때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는 나 자신의 가치를 키우려는 생각이 더 큰 것도 같아요.
a: 맞아요. 이를 이렇게 설명해 볼게요. 재회 마인드는 이런 마음가짐이에요. 재회를 위해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면 재회는 따라오는 선물 같은 거로 생각해야 해요. 이거는 제가 칼럼에도 썼고 처음 상담사를 시작했을 때부터 계속 말해왔어요.
A: 맞아요. 제가 너무 힘들어하니까…. 재회에서 목숨 걸지 말고 좋은 사람이 되는 데 목숨 걸어야 한다고 그러셨죠. 그래서 과제와 독후감 과제를 계속 내주셨잖아요. 감정일기도 매일 쓰게 하시고요.
B: 그게 재회의 가장 기본이니까요. 변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재회하겠어요ㅎㅎ 결국 재회와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거니까요.
(중략)

노컨택에 대해서 사람마다 생각하는 기준도 다르고 변형(?)도 많아서 전부가 다 이렇다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재회를 위한 최고의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자포자기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이와 관련해서 이런저런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사람은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그 전에 먼저 할 이야기가 있는데요. 유행의 시작은 커뮤니티겠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정보와 생각을 나누는 것은 큰 장점이죠? 그런데 때로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최악의 부작용은 정치질이겠죠?

만약 A라는 사람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보를 알려주면 사람들은 새로운 자극에 관심이 몰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별다른 관심도 없는 주제이지만, 이 커뮤니티에 모여있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하니까요. 예를 들어볼까요? 근육량을 1g이라도 늘리고 싶은 보디빌딩 커뮤니티가 있다고 해볼게요.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근육량을 얻기 위해서 팔에 고무줄을 감기도 하고 알람을 맞춰놓고 자다가 일어나서 보충제를 먹고 다시 자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이해하기 어렵죠. 그냥 정석대로 잘 먹고 잘 자고 잘 운동하면 되는데, 왜 굳이 그렇게까지 해? 라는 생각이 들만하죠.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지 않았지만, 어떤 몸이 좋은 해외 보디빌딩 선수가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하니까 따라 하고 싶어요. 그 사람의 방식이 자신과 맞는지 아닌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보디빌딩 선수가 그렇게 해서 성공했다고 하니까 따라 하는 거죠. 왜냐하면 그만큼 간절하니까요. 조급하니까요. 그렇게 따라 하다 보면 왠지 더 근육이 성장한 것 같은 기분도 들고 그래요. 다른 사람들이 팔에 고무줄을 감으면 피가 안 통해서 위험하다, 팔을 압박했으니, 피가 몰려서 빵빵해진 느낌이 드는 거라고 말해줘도, 이미 해외 유명보디빌딩 선수가 그렇게 하고 있다며 증거를 제시합니다. 그 사람이 왜 그렇게 훈련했는지, 얼마나 했는지, 언제부터 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입니다.

반대인 다이어트도 비슷해요. 사람은 특정 부위만 살을 뺄 수 없다고 의사가 아무리 말을 해도, 살을 빼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죠. 그래서 특정 부위인 옆구리, 종아리, 팔뚝 살 빼는 방법의 조회수가 굉장히 높습니다. 의사, 트레이너, 영양사, 운동생리학자가 그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해도 잘 들리지 않아요. 오히려 누군가 이런 방법으로 운동했더니 종아리가 쏙 들어갔다고 말하는 댓글이 더 소중해요. 그러면 이 커뮤니티 내에서는 종아리 살 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유명해집니다. 당연하겠죠? 이 커뮤니티는 종아리 살을 빼고 싶어서 미칠 것 같은 사람들이 모여있으니까요. 그런데 사실 종아리는 성장 호르몬을 써도 근육을 키우기도 굉장히 힘든 부분입니다. 반대로 빼는 것은 더 힘들죠. 보톡스를 맞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고 말할 정도니까요. 그런데 살을 빼고 싶은 사람들은 이 말을 들리지 않아요. 누군가 살이 빠졌다고 후기를 올렸으니까요. 그래서 한 스포츠 운동 코치는 대중을 대상으로, 부분적으로 살을 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계속 말하다가 악플을 너무 받아서 설득하기를 포기했다고 해요. 그때 깨달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진실을 바라지 않는다. 그것이 거짓이라도 희망을 바란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비법이 있을 거라는 환상을 좇습니다. 그래서 자꾸 이상한 정보를 맹신합니다. 내가 모르는 어떤 새로운 것이 있을 거라는 믿음. 불안하니까 그렇죠. 사람이라서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노컨택을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싫어할 이유도 없죠. 오히려 이런 마인드를 좋아합니다. 헤어지고 상대방에게 감정적으로 의존하고 일상생활이 망가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요. 오히려 이별의 아픔으로부터 스스로를 치유하고 극복하는 것. 이별을 충분히 수용하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자세, 너무 좋아요. 사실 이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정말 좋은 이별입니다. 그리고 이별한 모든 사람이 이랬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모든 사람이 이렇지는 않아요. 상대방을 잊지 못해서 하루하루 힘들게 살면서 재회를 바라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재회 상담이 있는 거겠죠? 여러분이 재회 방법을 찾아다니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런데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이 재회를 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방법일까?’라는 의문은 남습니다.

노컨택이 재회 방법일까?

노컨택은 말 그대로 접촉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근데 이런 용어를 연애 혹은 재회 상담에서 먼저 썼을까요? 그건 아니에요. 유해한 사람과의 관계를 끊어내거나 심리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만들기 위한 방법이죠. 물론 재회를 위한 전략으로 일부 사용하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요.

그래서 원래 의미의 노컨택은 이별을 위한 방법입니다. 헤어진 사람에게 굳이 연락하는 게 좋은 이별은 아니죠. 당연한 거죠. 싫어서 헤어진 사람이 연락하면 기분이 좋지는 않겠죠. 핸드폰에 이름이 뜨는 순간 스트레스가 치솟겠죠? 상대방은 이별을 존중하고 각자의 생활로 돌아가길 바라니까요. 그리고 이별을 통보받은 사람은 슬프지만, 이 관계에 의존하지 않고 이별을 받아들이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게 성숙한 모습이에요.

그렇지만 사실 이게 말이 쉽지…. 이것을 실천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 아닌가요? 그래서 no contact rule이라고 규칙까지 만들었겠죠. 그리고 이별이 힘드니까 사람들은 그 감정을 통제하고 싶고, 이 이별을 통해서 배우고 깨닫기 위해서 연애 상담이나 심리상담을 받아요. 이별의 아픔을 딛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말이죠. 그래서 이별한 모든 사람이 이런 마음이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그러나 우리가 모두 알듯이 사람은 잘 안 변하죠? 그리고 아무리 간절하고 절박했던 사람이라도 시간이 가면 나태해지기 마련입니다. 작심삼일은 인간의 기본 속성이잖아요? 그래서 꾸준히 상담받는 거예요. 잘 찾아보면 여러분 주변에도 있을 겁니다. 상대방을 바꾸려는 목적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마음가짐을 흐트러지지 않으려고.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는 사람들 말이죠.

자, 그럼 정리해 볼까요?

노컨택은 이별한 뒤에 슬픈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서 상대방에게 연락하거나 SNS를 보면서 하루하루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해요. 건강한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해서 상대방의 모든 연락을 끊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거예요. 이것은 마치 공무원 시험 준비하면서 친구들 연락도 끊고 인터넷과 TV를 끊고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그래서 매우 건강한 방법이 맞아요. 그런데 이게 재회의 방법이냐고 묻는다면? ‘재회 입장에서만’ 보면 그건 좀 아닌 것 같다는 거죠. 노컨택 자체가 나쁘거나 잘못됐다는 건 뜻이 아닙니다.

그런데 노컨택의 원래 이런 의도와는 달리, 이게 최고의 재회 방법이라고 말하는 것은 좀 안타깝습니다. 원래의 의도를 왜곡하는 것으로 보이니까요.

연락을 안한다고?

사실 재회를 하고 싶다면, 상대방에게 연락하고 매달리고 찾아가면 안 되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죠? 오히려 그런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서 차단을 당하는 일이 많으니까요. 그래서 상대방과 거리를 두는 일은 자연스러운 거예요. 그러고 나서 언젠가는 연락해야 하죠. 시점은 사람마다 다르지만요. 물론 우리가 바라는 것은 상대방으로부터 먼저 연락이 오는 일일 거예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아요. 우리가 궁금할 수는 있지만 먼저 궁금해서 대화를 요청하기란 쉽지 않죠. 그래서 그 사람이 내가 궁금하도록, 말을 걸어오도록, 혹은 내가 말을 걸어도 불편하지 않은 상태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 모든 연락을 차단하고 지내는 것은 좀 위험할 수 있어요. 그래서 재회하고 싶다면, 내가 상대방을 유혹해야 하는 적극적인 입장이 되는 게 재회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요? 그래서 상대방을 다 차단하고 연락을 기다리기만 하는 수동적인 모습은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떨어질 수도 있어요.

그래서 노컨택으로 재회가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필요할 것 같아요. 상대방이 나에 대해서 그리운 마음이 남아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궁금할 정도로 관심이 있어야 하고, 연락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해요. 그러면 후폭풍이 오지 않는 이상은 연락이 쉽지 않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후폭풍이 오는 암시를 상대방에게 걸지도 않았으니까, 가능성이 더 떨어지겠죠? 상대방은 당신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좋은 이별이 참 중요해요. 재회의 관점에서 보면, 재회를 위한 좋은 마무리라고 할 수 있어요.

재회의 원리

이 부분에서도 좀 차이가 있을 거 같은데요. 좋은 사람으로 변하면 재회가 될까요? 그렇지 않아요. ‘재회의 관점에서만’ 보면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원하는 사람이 되어야 재회가 가능하다는 거예요. 좋은 사람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어떤 사람은 밥은 먹었는지, 집에는 잘 가고 있는지, 비가 오는데 우산을 가져갔는지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주는 게 좋은 사람의 기준일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은 일에 집중하고 개인 시간을 서로가 충분히 존중하는 게 좋은 사람의 기준일 수 있거든요. 그래서 재회의 관점에서만 보면, 상대방이 바라는 사람이 되어야 재회가 되겠죠? 그게 이별의 원인이니까요. 그리고 그것을 잘 전달해야죠.

그래서 여하튼 재회는 성장과 변화가 필수입니다. 헤어지기 전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지 않았다면, 재회는 힘들죠. 외면과 내면 모두 성장해야 해요. 흔히 말해 가치가 더 높아졌다고 하죠? 그래서 우리 상담사들은 재회 상담을 하면서 내담자를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사람, 상대방이 원하는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를 매일 고민하는 사람들입니다.그게 재회의 정석적인 방법이니까요. 그리고 성장을 해야 재회를 하지 못해도 후회가 남지 않겠죠? 이별을 통해서 더 업그레이드됐으니까요. 그리고 그 사람은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고마운 사람이 되겠죠?

노컨택은 공백기하고도 다르다

우리가 말하는 공백기하고는 비슷하면서도 좀 다른 거 같아요. 공백기는 재회를 전제로 한 개념이에요. 서로를 향한 감정의 상처가 다소 가라앉을 때까지 일시적으로 공간을 가지되, 상대방과의 소통 채널은 열어두고 있어야 해요. 그래야 연락할 수 있는 명분이 있죠. 하다못해 생일이라도 축하할 수 있어야 해요. 갑자기 후폭풍이 와서 재회가 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여러분은 후폭풍이 많이 왔었나요? 사실 후폭풍이 자주 오는 것도 건강하지는 않아요. 연애할 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렇게 감정적으로 재회하면 다시 이별할 가능성도 높고요. 그래서 재회는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천천히 되는 게 좋아요. 다시 썸타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말이죠. 상대방은 그때 다 확인하는 거예요. “예전에는 이렇게 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말하네? 좀 달라졌는데? 살을 많이 빼서 그런가 좀 더 여성스러워졌는데?” 그렇지 확인하지 않으면 재회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들겠죠? 물론 매우 이상적인 이야기지만, 그 이상의 목표를 두고 있어야 해요. 이게 가장 건강하게 재회하는 방향이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재회하더라고 건강한 재회를 추구해야죠. 재미없는 말이지만, 원래 교과서는 재미없잖아요?

그래서 공백기는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준비 시간이에요. 이 기간에는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고 존중하면서, 관계 회복을 위한 계기를 만들어가야죠. 때로는 상대방의 마음을 자극하기도 하고, 때로는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해요.

하지만 노컨택은 이와는 다른 방법이에요. 상대방과 모든 연락을 모두 차단하고, 그를 내 마음속에서 지워버려요. 자신에게 집중하고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건 일치하지만요. 내 마음에 가득 찬 상대방의 존재를 밀어내고 자신으로 채워가는 방식이죠. 그래서 극단적으로 말하면, 재회에서 말하는 노컨택은 재회를 향한 전략이라기보다는 상대방을 잊어가는 방식에 더 가까워요. 그렇기 때문에 재회의 방향성이 아닐 수 있어요. 가능성이 더 낮을 수도 있고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개인의 성장이라는 측면에서 no contact rule은 필요한 사람들이 분명히 있어요. 상대방으로부터의 의존에서 벗어나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게 건강하니까요. 그런데 어떤 분은 노컨택으로 재회했다는 어떤 사례를 보고 나서, 상대방의 카톡도 차단하고 SNS도 다 끊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연애를 한 것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자신의 상황과 어떤 연애를 했는지 잘 생각해 보시고 현명한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만약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말을 걸어주세요. 연애in은 당신의 행복한 연애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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